청진기 자리에 달린 구호 배지…고통의 목소리 들어주길[금주의 B컷]
한수빈 기자 2024. 3. 27. 21:38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교수진이 지난 25일 의료원 교수 총회를 열고 한꺼번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교수 비상대책위는 총회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비방과 위협을 즉시 멈추고, 잘못된 의료 정책 및 정원 확대 추진 철회와 필수의료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정부에 요구했다. 비대위는 총회에 참석한 의사들에게 배지를 나눠줬다. ‘필수의료사수 의료새싹을 보호해주세요’ ‘젊은 의사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고 했지만, 교수들의 사직은 이어지고 있다. ‘의대생 2000명 증원’으로 시작된 의·정 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19개 의대가 모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 구성원 대부분이 사직서 제출을 결의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의대 교수들이 당장 의료 현장을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 공백이 길어지며 환자들의 고통과 불안은 커지고 있다.
고려대 의대 교수들이 모두 사직서를 낸 당일 안암병원에 북적이는 환자들 사이로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는 의사가 눈에 띄었다. 흰 가운에는 배지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었다.
사진·글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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