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졸속 공관장회의’ 논란 부담 컸나…조태열·이종섭 면담 내용 닷새 만에 공개
이 대사 귀국활동 ‘공무’ 부각
오늘 6개국 공관장 합동회의
외교부가 지난 22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접견 내용을 27일 공개했다. 상급자인 외교장관과 소속 재외공관장의 협의 사항을, 더구나 닷새가 지난 후 공개한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대사의 귀국과 체류를 둘러싼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날 조 장관이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이종섭 대사를 비롯한 6개국 공관장들과 개별 업무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지난 22일 이 대사와 만나 한·호주 국방·방산 협력 현황과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이 대사가 작년 말 우리 기업의 호주 보병 전투차량 사업 수주 등 한·호주 간 방산협력 동향과 호주의 관련 정책에 대해 설명했고, 조 장관은 올해 개최될 한·호주 외교·국방장관 회담 등을 활용해 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5일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26일 류제승 주아랍에미리트연합 대사와 이상덕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각각 접견했고, 2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주재 대사를 만난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난 10일 호주에 부임하면서 수사 회피 의혹이 커지자 부임 11일 만인 지난 21일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했다. 25일부터 시작된 이 회의는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한다. 방산협력 주제로 일부 공관장들만 따로 국내로 불러 회의를 연 전례가 없다.
회의보다 나흘이나 앞서 입국한 이 대사는 당일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다음날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 장관을 각각 면담했다.
6개국 공관장이 모두 참석하는 합동회의는 28일에나 열린다. ‘졸속 회의’를 만들어 이 대사 귀국 명분으로 삼고 다른 대사들을 들러리 세우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지는 이유다. 릴레이 면담이라는 이례적 방식과 불투명한 일정에 대한 언론 지적이 계속되자 뒤늦게 면담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사의 귀국 활동이 공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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