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마넷 총리 "한국기업이 원하는 혜택은 다 들어주겠다"

황인혁 기자(ihhwang@mk.co.kr), 김동은 기자(bridge@mk.co.kr), 정승환 전문기자(fanny@mk.co.kr) 2024. 3. 2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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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맞춤형 경제특구 제안
관광·농업 등에 치우친 경제
고부가 산업으로 전환 추진
한국 車·전자기업 유치위해
인프라·파격적 稅혜택 제공
"기술은 인적자원에서 나와
韓처럼 교육 최우선에 둘것"

◆ 매경 글로벌포럼 ◆

한국과 캄보디아가 재수교 27주년과 자유무역협정 발효 2주년을 맞은 가운데 '매경 캄보디아 포럼'이 27일 프놈펜 소피텔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양국 정·재계 인사 3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오전 진행된 개회식에서 박정욱 주캄보디아 한국대사,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장대환 회장, 정인교 본부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맨 앞 테이블 왼쪽부터 시계방향)이 박수를 치고 있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27일 한국 업체에 특화한 특별경제구역(SEZ)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EZ는 캄보디아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생산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두루 갖춰 놓은 특별 산업단지를 뜻한다.

캄보디아는 현재 저숙련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자동차와 전자기기 제조업같이 부가가치가 비교적 높은 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훈 마넷 총리가 한국 기업을 위한 특화단지를 특별히 조성하는 것도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이 비교 우위를 가진 자동차나 전자제품 제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이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 용수, 도로 등 인프라스트럭처와 더불어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특별구역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은 이날 매일경제가 주최한 캄보디아 포럼에서 "한국 기업에 특화된 SEZ 설립을 돕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캄보디아 전역에는 총 26개의 SEZ가 있으며 이 구역 내에서는 관세·조세 감면, 통관 혜택 등이 주어진다.

훈 마넷 총리의 이번 발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기업들이 원하는 혜택을 부여한 SEZ를 만들어주겠다는 뜻이다. 이날 포럼에 토론 패널로 참석한 푸세통 안코그룹 대표는 "지금은 경제적으로 번영한 싱가포르도 수십 년 전에는 자원과 인력이 없는 작은 나라에 불과했지만 지리적·시기적 기회를 잘 활용해 선진국이 됐다"며 "전략적 위치, 값싼 노동력, 안정적 인프라 등을 활용해 캄보디아의 SEZ들을 생산과 밸류 체인의 핵심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안코그룹은 한신공영과 손잡고 캄보디아로 이전하는 한국 자동차와 전자기기 제조 업체에 특화한 SEZ를 태국 접경지역에 조성할 계획이다. 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한국 대기업들 공장에 공급할 부품을 캄보디아에서 생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훈 센 전 총리 시절부터 캄보디아는 제조업을 육성해 전통 산업 중심의 경제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 훈 마넷 총리는 취임 직후 "산업이 발전해야 경제가 성공하고 근로자 소득도 오를 수 있다"며 "정부는 의류 산업뿐 아니라 자동차 조립과 전자부품 등 제조업에도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훈 마넷 총리는 한국이 그간 이룬 고속 성장이 훌륭한 인재 덕분이라는 데 공감을 표시하면서 캄보디아도 교육을 최고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이 이날 훈 마넷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1938년 작은 회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기술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그 비결은 교육에 있다"며 "기술은 결국 인적자원에서 나오고, 인적자원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말하자 훈 마넷 총리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인적자원을 키우는 데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화답했다.

훈 마넷 총리는 "캄보디아는 과거에는 정부가 개발 계획을 세우는 중앙집권적 경제구조였지만 지금은 사기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기업 분야를 효율화하고 강하게 키우는 것이 지금 정부의 최대 관심사"라며 "과거와 다른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특화한 인재를 육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없이는 기술도 없고, 디지털화가 중요해졌다고는 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수익화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수학이나 공학 등 기술에 중점을 둔 교육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삼성과 현대, LG 등 한국 기업이 캄보디아에서 제공하는 기술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캄보디아 인구는 인접국들에 비해 적지만, 캄보디아가 여러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캄보디아에서 생산한 물품을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훈 마넷 총리는 "캄보디아 인구는 1700만명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작지만,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맺고 있는 만큼 캄보디아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더 큰 시장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황인혁 부국장(팀장) / 김동은 기자 / 정승환 기자 / 김규식 기자 / 고민서 기자 / 안갑성 기자 / 홍혜진 기자 / 김형주 기자 / 박제완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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