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없어요, 저출생에 초등학교 위기

2024. 3. 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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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차연 앵커>

새 학기를 맞았지만 저출생의 영향으로 신입생이 아예 없거나 소수에 그치는 초등학교가 많습니다.

올해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에 157개나 되는데요.

저출생에 초등학교 폐교는 마을의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의 초등학교를 홍승철 국민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장소: 외서초등학교 / 경북 상주시)

경북 상주시 외서면에 있는 초등학교입니다.

이 학교의 올해 입학생은 단 2명.

신입생들이 언니 오빠의 환영을 받으며 입학합니다.

현장음>

"신입생·재학생 모두 다 같이 인사~"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교실. 학생들이 나란히 앉아 공부를 합니다.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는 모습이 마치 형제자매 같아 보입니다.

현장음>

"뭐야 왜 더하기로 착각해~ 곱하기지?"

"응, 곱하기~"

이 학교의 학생 수는 남학생 7명, 여학생 10명으로 17명이 전부입니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식당으로 향하는데요.

선생님, 언니, 오빠들과 함께하는 점심이 꿀맛입니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 재미난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학생 수는 많지 않지만 다양한 특기 적성 프로그램과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재능과 인성을 키웁니다.

인터뷰> 권미숙 / 상주 외서초등학교장

"아이들이 적으니까 한 명 한 명이 정말 귀하고 보석 같은데 그 한 명이 지금의 10명, 100명, 1천 명, 1만 명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서 훌륭한 아이들로 만들어야 되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넓은 운동장에 오래된 단층 건물이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외서초등학교는 1926년 설립됐습니다.

문을 연 지 99년, 내년이면 100주년입니다.

마을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교실이나 운동장에서 북적이던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장음>

"괜찮아? 조심해야지~"

"네, 괜찮아요"

2023년 말 기준 외서면 인구는 2,578명.

2003년 3,200명에서 20년 사이 20% 감소했습니다.

이 마을의 평균 연령은 60.2세로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단 1명에 불과합니다.

외서면 전체의 5세 이하 아이는 모두 24명이 전부입니다.

오랜 역사의 학교를 지키기 위해선 한 명, 한 명이 소중합니다.

인터뷰> 이외분 / 경북 상주시

"마을에 아이들이 없어요. 여기 온 천지에 고양이만 돌아다니고 아이들은 없어서..."

인터뷰> 김한경 / 경북 상주시

"우리 때만 해도 시골에 어린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고 시끄러웠는데 요즘은 도통 조용하니까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외서초등학교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올해 신입생이 단 1명도 없는 학교도 많습니다.

경북 지역 27개 학교를 비롯해 전국 157개 학교가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놓였습니다.

전국 초등학교 중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곳은 모두 780곳입니다.

이 중 40%에 가까운 301개 학교는 전교생이 60명 이하로 점점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영화 / 대구시 수성구

"시골에 가보면 예쁘게 꾸며진 초등학교가 많던데 아이들이 없어서 폐교된다면 너무 안타까울 것 같아요."

2023년 말 경북지역 인구는 254만 명으로 2022년보다 46,000명이 급감했습니다.

군위군이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상황을 감안해도 22,000여 명이 줄어든 건데요.

경북 지역의 올해 전체 학생 수 또한 지난해에 비해 6,400여 명이 감소했습니다.

홍승철 국민기자

"급격한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폐교 또는 통폐합되는 지방학교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상북도의 경우 23개 시군 중 구미시 등 3곳을 제외한 20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출생 인구 감소는 폐교로 이어지고 이는 그 지역에 남아있던 학생과 학부모들 마저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유은하 / 경북 상주시

"아이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가장 중요한 자원인데 출산율이 계속 떨어져서 너무 안타까워요."

인터뷰> 김주화 / 대구시 동구

"출산축하금이나 지원금 등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주거·취업 문제 같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

이런 추세라면 50년 후 우리나라 인구는 3,000만 명대로 감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 홍승철 국민기자)

홍승철 국민기자

"지역에 뿌리를 내릴 정주인구수를 늘리기 위해선 먼저 지역을 찾는 생활인구수를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홍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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