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후보 24시] `친문 복심` 윤건영 수성이냐, `탈북외교관` 태영호 탈환이냐

김세희 2024. 3.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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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을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미용실·슈퍼·치킨집 등 강행군
노인에 "다리 괜찮나" 밀착 소통
주민 "선거 며칠 안남아, 파이팅"
국민의힘 태영호
아침 6시45분부터 출근길 인사
유행 챌린지도 참여, 청년 공략
주민 "이제는 바뀔 때도 됐다"
태영호 국민의힘 서울 구로을 후보가 27일 거리에서 시민과 인사하는 모습<태영호 후보 캠프 제공>
태영호 국민의힘 서울 구로을 후보가 27일 지역구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인사하고 있다.<태영호 후보 캠프 제공>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서울 구로을 후보가 27일 대로변에서 한 어르신과 동행하며 근황을 주고 받고 있다.<윤건영 후보 제공>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서울 구로을 후보가 27일 골목길에서 만난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운건영 후보 캠프 제공>

서울 구로을은 여권의 험지로 꼽힌다. 20대·21대 총선 모두 국민의힘 계열 정당 후보들이 패했다. 다만 서울 수도권 선거구는 '바람'이라는 변수가 늘 상존한다.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이 지역구의 현역의원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험지 출마를 자처하며 강남에서 옮겨 온 태영호 국민의힘 후보의 각오는 남다르다.

◇태영호 "삶 속 작은 자유를 찾아드리겠다"

태 후보는 평균 오전 6시 45분께 아침 출근인사를 시작한다. 마무리 시간은 오후 11시 정도다. 하루 대부분을 유세에 힘쓰는 '강행군'을 펼친다.

'여당 불모지'인 만큼 시민의 인식을 한순간에 돌리기는 어렵다. 본지가 27일 신도림역과 도림천 역 등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 부정적인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취업준비생인 30대 여성 김모 씨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고 봐서 국민의힘 자체를 싫어한다"고 했고 , 이모 씨는 "누굴 뽑는다고 해서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인지도가 있는 집권여당 의원의 등판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50대 여성은 "나는 당을 보고 뽑는다"며 "이제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태 후보도 이 곳이 '험지'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미디어를 활용한 소통에 적극적이다. 그는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챌린지(노래나 밈에 맞춰 춤을 추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를 하기도 한다.

최근엔 가수 박남정씨의 '널 그리며'를 개사해 댄스 챌린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각각 조회수 73만회, 53만회를 돌파해 큰 주목을 이끌었다. 태 후보는 "이번 총선은 20·30세대 유권자들의 지지가 선거 승패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에 청년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공약은 '자유'를 중심으로 한 3가지가 핵심이다.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자유'를 위한 재개발·재건축 △'소음·분진에서 벗어날 자유'를 위한 철도 지하화·차량기지 이전 △'출퇴근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한 직주근접 산업도시 조성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낙후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원도심 정비 특별법 제정, 구로 5대 역세권(신도림·구로·대림·구로디지털단지·남구로역) 재개발 적극 추진, 준공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의 안전진단 기준 대폭 완화, 철도 지하화·차량 기지 이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대 후보는 이들 공약을 '여당 프리미엄'으로 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생현장을 방문해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일을 주로 한다. 이를 위해 캠프 관계자들과 꾸준한 회의도 연다. 태 후보는 "국회의원이 치열한 민생현장을 직접 겪지 않고 의정활동과 입법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남구로역 인력시장, 개봉동 주택 건설현장을 방문해 일용직 근로자들의 민원을 듣고 안전모를 쓰고 현장에 나가기도 했다.

1962년생인 태 후보는 북한 평양시에서 태어났다.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2016년 북한 체제의 모순을 느끼고 탈북해 2020년 우리나라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간사로 활동 중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원내부대표·국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윤건영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

"안녕하세요. 윤건영입니다.또 왔습니다."

오후 2시 30분. 윤 후보는 구로동로 35가길 골목길에 있는 가게를 돌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미용실과 동네 슈퍼, 치킨집, 식료품 전문점 등에 쉴 새 없이 발길을 옮겼다. 윤 후보를 자주 본 가게 주민들은 "어서 오라. 선거 며칠 안 남았다. 화이팅"이라며 격려 인사를 보냈다.

일부 어르신들은 "여야 국회 의원들 너무 많이 싸우는 것 같아.싸움 좀 하지 말어. 정치가 너무 시끄럽다"고 했고, 윤 후보는는 "알겠다"고 화답했다.

윤 후보는 기자에게 "선거철이 아니더라도 틈나는 데로 골목을 돌며 항상 인사를 드린다"며 "의정활동 보고서도 직접 한 분씩 전달해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는 동선이 있다"며 골목길 밖에 있는 사거리 대로변으로 안내했다.

윤 후보는 거리에서 만난 주민들과도 일일히 인사를 했다. 많은 이들이 윤 후보의 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팡이를 진 어르신이 "오랫만입니다"라고 인사를 했고, 윤 후보는 "다리 괜찮으시냐. 병원 꾸준히 다니셔야 한다"며 안부를 전했다. 두 사람은 길을 같이 걸으며 서로의 근황을 계속 주고 받았다.

재선에 도전하는 윤 후보는 구로 발전을 위한 공약으로 △재개발·재건축은 속도가 핵심, 주민과 함께 추진 △'구로종합발전계획' 수립으로 구로 발전 토대 마련 △구로를 가로지르는 도심철도 지하화, 꼭 가야할 길 △구로의 오래된 숙원사업 해결로 명품 도시 도약을 제시했다.

기대감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민심도 엿보였다.

구로구에 신혼집을 마련한 박모 씨(34)는 "디지털첨단산업을 토대로 차세대를 이끌 젊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구로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대학교수를 정년퇴임한 채모 씨(66)는 "신혼 때부터 살았지만 낙후 상태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며 "누가 당선되든 변함이 없다"고 토로했다. 윤 후보는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며 "낮은 자세로 구로 주민 한 분 한 분을 만나뵈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979년생인 윤 후보는 국민대 무역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뒤, 대기업인 한라그룹 만도그룹에서 근무했다. 1997년 IMF가 닥치자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했고, 이듬해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서울시 성북구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을 맡았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제19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이 속내를 털어놓고 얘기하는 몇 안 되는 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김세희·안소현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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