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 인상에도 엔화값 34년來 최저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3.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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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값이 27일 달러당 152엔 가까이 떨어지며 거품경제 시절이던 1990년 7월 이래 약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원화값 역시 전날 대비 9.2원 내린 1348.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엔화 주도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당 원화값은 1348.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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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달러당 151.97엔 찍어
추가 금리인상 기대 깨진 탓
日 "단호한 대처" 개입 시사
달러당 원화값도 연중 최저

엔화값이 27일 달러당 152엔 가까이 떨어지며 거품경제 시절이던 1990년 7월 이래 약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원화값 역시 전날 대비 9.2원 내린 1348.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19일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지만, 이른 시일 내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후퇴하면서 엔화값이 되레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이 다소 약화되면서 당분간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크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도 엔 매도·달러 매수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달러당 151엔 초반~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엔화값은 오전 10시 이후 급락하기 시작해 11시 이후 151.97엔을 기록해 2022년 10월 기록했던 151.94엔마저 밑돌았다. 엔화값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에도 일반적인 시장 예측과 달리 오히려 계속 하락세를 띠고 있다.

이날 다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천천히, 하지만 착실히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해 대규모 금융 완화를 잘 마무리하려면 향후 통화정책의 고삐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은행에서 금융 완화 축소에 적극적인 '매파'로 평가받는 다무라 심의위원이 금융 완화 정책 변경에 신중한 견해를 제시하면서 엔 매도·달러 매수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다무라 심의위원이 추가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었기에 (이날 발언은) 의외인 느낌이 있다"고 언급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했으나 조기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후퇴했다"며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를 보다 편하게 여기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엔화가 이례적 약세를 보이자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며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이날 엔화값이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지나친 움직임에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말해 개입을 시사했다. 해당 발언 후 엔화값은 달러당 151.60 부근까지 반등했다. 닛케이는 이 같은 발언 등을 근거로 일본 정부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확률이 높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엔저는 미국과 일본의 금융 정책 전망에 대한 차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20일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종전 예상치인 3회로 유지하는 한편, 내년은 최근 인플레이션율 등을 근거로 예상금리 인하 횟수를 한 차례 줄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이 상황에 따라 연내 금리 인하 단행에 더 소극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되면 엔화값이 달러당 160엔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엔화 주도로 아시아 통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당 원화값은 1348.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일 1357.3원 이후 최저치다. 원화와 엔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100엔당 원화값은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 종가 기준 100엔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3.82원 내린 888.94원을 기록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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