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D-1…한미사이언스 운명 13% 소액주주에 달렸다

황진중 기자 2024. 3. 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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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임주현 모녀 지분율 42.67%…임종윤·종훈측 40.57%
양측, 마지막까지 소액주주에 호소…“한미 미래 선택해달라”
한미약품.(한미약품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 중인 한미그룹 운명이 소액주주에게 넘어갔다. 통합 찬성파인 송영숙 한미약품 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반대파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28일로 예정된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친다. 양측이 확보한 지분율의 차이는 2.1%포인트(P)에 불과하다. 찬성파가 유리한 상황이다. 양측은 마지막까지 소액주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28일 주총서 통합 찬‧반 결판…찬성파 근소한 차이로 우세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이날 주목을 받는 안건은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의 건이다.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통합 찬성파)은 OCI그룹과 한미그룹의 통합을 추진 중이다. 오너 일가에게 부여된 5400억원 규모 상속세에서 남은 2700억원 규모 세금을 해결해 ‘오버행’(잠재적 과잉물량 주식) 이슈를 해소하고, OCI그룹의 자금력으로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확대 등을 위해서다.

통합 찬성파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6명을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안건이 통과될 시 기존 이사 4명을 포함한 이사진 10명이 모두 통합을 찬성하는 경영진으로 채워진다.

주요 대주주인 한미그룹 오너가 임종윤‧종훈 형제는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찬성파가 상속세 부담 등 개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회사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거래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통합 반대파는 본인들을 포함한 5명을 새로운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해당 안건이 주총에서 의결된다면 기존 4명의 이사진보다 다수인 신임 이사들이 한미‧OCI 통합을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단위 %, 금융감독원 제공). 2024. 3. 27/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찬성파와 가족, 재단 등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5.01%다. 반대파와 가족 등이 보유한 지분은 28.41%다. 반대파가 지분 싸움에서 불리했지만 12.15% 지분을 갖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이들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우호 지분율은 찬성파 35.01%, 반대파 40.57%로 역전됐다.

우호 지분율은 7.66%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찬성파를 지지하면서 또한번 뒤집혔다. 국민연금은 전날 한미사이언스 이사, 감사위원 선임의 건에 대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면서 찬성파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이 찬성파를 지지하면서 지분율은 찬성파 42.67%, 반대파 40.56%로 다시 찬성파가 유리해졌다.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 주주들의 선택은 마무리됐다. 찬성파와 반대파의 지분 차이는 2.10%P에 불과하다.

이제 한미사이언스의 운명은 13.6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 손에 달렸다. 그들의 선택에 따라 찬성파와 반대파의 입장이 바뀌거나 한 측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 13% 보유 소액주주, 누구 손 들어줄까

찬성파와 반대파는 마지막까지 주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임 부회장은 “통합 이후 한미사이언스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주주친화 정책을 실행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경영의 제1원칙으로 삼고, 주주께서 충분히 만족할 수준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적, 공격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께서 가장 우려한 대주주의 ‘오버행’ 이슈가 이번 통합으로 해소되는 만큼 주가 상승을 막는 큰 장애물이 치워지게 됐다”며 “이달 초 이사회에 보고하고, 공개했던 주주친화 정책을 확실히 챙기고,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보다 공격적 주주친화 정책들도 채택해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이번 주주총회에서의 이사 선임 안건은 향후 한미약품그룹의 미래와 주주 가치를 좌우할 수 있는 아주 중대한 사안이다. 저희는 주주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주주께서 주주총회에서 미움과 독선의 메시지 대신 화해와 희망, 전진의 메시지가 담긴 저희의 주주제안을 선택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하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난 한미 50년을 바라봐온 결과 현재 같은 입장을 낼 수 밖에 없었음을 주주께서 더욱 잘 알 것”이라면서 “주주께서 장기적 차원에서 무엇이 본인을 위한 투자와 한미의 미래, 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 미래에 도움이 될지 좋은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개인주주들이 외면 받지 않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면서 “소액주주 분들도 제 판단을 믿고 확신을 갖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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