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의 강간죄 도입’ 공약이 “실무적 착오”라고 해명한 민주당 [플랫]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총선 10대 정책공약에 비동의 강간죄 도입이 포함된 데 대해 “실무적 착오”라고 해명했다. 시민사회에선 일부 젊은 남성층 표심을 의식한 여성 정책 후퇴란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정책위 정책실장은 이날 공보국을 통해 “비동의 간음죄는 공약준비 과정에서 검토되었으나 장기 과제로 추진하되 당론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이어 “실무적 착오로 선관위 제출본에 검토 단계의 초안이 잘못 포함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플랫]총선 앞두고 다시 주목받는 ‘비동의 강간죄 도입’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비동의 간음죄 부분은 토론 과정에서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다”며 “하지만 당내 이견이 상당하고, 진보개혁진영 또는 다양한 법학자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어 검토는 하되 이번에 공약으로 포함되기에 무리가 아니냐는 상태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정책공약집에는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비동의 강간죄 도입이 10대 정책공약으로 담겼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8년 강간죄를 폭행·협박이 있는 경우로만 한정하지 말고 피해자 동의 여부에 중점을 두도록 시정하라고 한국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월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비동의 강간죄 신설을 검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가 법무부의 반대로 계획 발표 9시간 만에 철회를 밝혔다. 당시 여성계와 야당에서는 정부의 태도가 영국·독일·스웨덴 등이 비동의 강간죄를 신설하는 등 강간죄를 동의 여부로 개편하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왔다.
📌[플랫]8년 전부터 추진한 ‘비동의강간죄’ 반나절 만에 철회한 여가부
민주당이 이날 비동의 강간죄와 관련해 사실상 공약 철회를 밝힌 것은 보수정당의 공세와 일부 젊은 남성층의 표심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실무에서는 피해자가 내심으로 동의했는지 여부로 범죄 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고발당한 사람이 동의가 있었단 것을 입증해야 한다”며 “원래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는데 입증 책임이 혐의자에게 전환된다. 그랬을 경우 억울한 사람이 양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비동의 간음죄에서 도대체 어떤 경우가 비동의이고 어떤 증거가 있어야 동의가 입증되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들어 보라”며 “개혁신당은 우리의 내일이 두렵지 않도록 비동의 간음죄와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시민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비동의 강간죄는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형법 개정을 권고한 사항으로 성폭력 범죄가 증가한 실정에 따라 총선 정책으로 포함돼야 마땅하다”며 “이를 ‘실무진 실수’라고 하는 건 여성혐오 세력 표잡기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민주당이 성평등을 외면하고 얻은 표로 어떤 입법 활동을 할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 이유진 기자 yjleee@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공습 서프라이즈 원했다”는 트럼프, 다카이치 앞에서 “일본이 더 잘 알 것” 진주만 거
- 청와대, 카타르 ‘LNG 공급 불가항력’ 언급에 “수급 문제없는 상황”
- [단독] 31년 만의 ‘포스트 5·31 교육개혁안’ 추진···청와대가 직접 챙긴다
- 이 대통령 “채용 때 월급 안 알려주는 건 정말 문제···임금, 원래 비정규직이 더 받아야”
- “광화문 인근서 결혼식 하는데 울화통”···시민 불편·상인 피해 BTS 컴백 ‘비싼’ 무료 공연
- 경찰 수사심의위 “장경태 준강제추행 혐의 송치해야”
- [점선면]일본여성들, 이혼해도 ‘전 남편 성’으로 사는 이유
- BTS 정규 5집 ‘아리랑’은…“지금의 방탄소년단 14곡에 담았다”
- [단독]‘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사임한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 변호사 개업
- [영남산불 1년]헬기 출동 ‘골든타임’ 단축하고 범국가적 대응···“산불 진화속도 빨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