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증권사들의 석탄채 ‘그린워싱’

정봉비 기자 2024. 3. 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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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엔에이치(NH)투자증권을 비롯한 6개 증권사에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인수·판매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키움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해놓고도 삼척블루파워의 사업을 완성케 하는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를 배제하고, 화석 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 녹색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는 물론 이미 글로벌 대표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6개 증권사 역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비롯한 석탄금융을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실제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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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 금융” 선언 NH, 미래에셋, 신한투자, KB, 한투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판매…시민단체 중단 촉구
기후솔루션을 비롯해 25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석탄을 넘어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엔에이치(NH) 금융타워 앞에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 규탄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후솔루션 제공

시민단체들이 엔에이치(NH)투자증권을 비롯한 6개 증권사에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인수·판매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탈석탄 금융’ ‘기후금융’을 내세운 증권사들이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의 자금 조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그린워싱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을 비롯해 25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석탄을 넘어서’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엔에이치 금융타워 앞에서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6개 증권사(엔에이치 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케이비(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키움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해놓고도 삼척블루파워의 사업을 완성케 하는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석탄 투자를 배제하고, 화석 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 녹색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는 물론 이미 글로벌 대표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6개 증권사 역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비롯한 석탄금융을 즉각 중단하고 탈석탄 선언에 걸맞은 실제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삼척블루파워는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로, 시운전을 거쳐 다음달 19일 상업운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삼척발전소는 이 사업비 조달을 위해 2018년 증권사들과 1조원가량의 총액인수확약을 맺은 바 있는데, 증권사들은 이 계약이 탈석탄 선언 이전에 이뤄진 것이란 점을 들어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 주관 등 석탄금융 업무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2021년부터 4회에 걸쳐 대부분 미매각되던 채권은 증권사들이 2023년 9월에 진행된 2050억원의 채권 중 2000억원을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석탄금융을 지속해온 명분이었던 총액인수확약은 올해 만기될 예정이다. 이에 단체들은 증권사들이 탈석탄 선언을 이행할 수 있도록 총액인수확약 만기 연장을 하지 않거나 신규 계약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삼척석탄발전소의 상업운전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배슬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다음달 19일 삼척 블루파워의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앞으로 30년간 우리나라 연간 배출량의 절반인 3억6천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돼 이른 벚꽃과 폭염은 삼척 블루파워의 그림자로 존재할 것”이라며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첫 번째 해결책은 삼척블루파워의 상업운전 중단”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의 반대와 재무적 위험성을 마주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 조사에서 69.6%의 삼척시민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을 줄이고 조기 폐쇄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아울러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삼척블루파워의 운영 수익 보장을 위해선 최소한 85%의 가동률이 필요한데, 동해안 지역 송전 제약으로 인근 석탄 화력발전소의 가동률도 현재 30%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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