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고양이가 정치를 할지도 몰라

박동미 기자 2024. 3. 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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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쏟아지는 정치 뉴스를 보며 우리는 현실 정치를 쉽게 비판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정치의 토대가 되는 민주주의 자체를 돌아보는 일에는 무심했다.

저자는 정치의 위기는 민주주의가 중병을 앓고 있는 현실과 연관이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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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기 민주주의
나리타 유스케 지음│서유진·이상현 옮김│틔움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쏟아지는 정치 뉴스를 보며 우리는 현실 정치를 쉽게 비판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정치의 토대가 되는 민주주의 자체를 돌아보는 일에는 무심했다. 민주주의가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마치 공기와도 같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정치의 위기는 민주주의가 중병을 앓고 있는 현실과 연관이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민주 국가들은 21세기 들어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는데도,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데도 취약했다. 그렇다면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저자는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개혁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는다.

22세기 민주주의를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해 동원되는 것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웹3.0 등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이다. 데이터 알고리듬 전문가로서 공공정책을 디자인해온 저자는 사람들 마음속에 깃든 ‘민의(民意)’를 데이터화해 정책 결 정 과정의 ‘재료’로 삼는 방안을 제안한다. 그 상상엔 한계가 없다. 책에는 표정의 변화, 대화 등 다양한 채널에서 민의를 추출하는 무의식 데이터 민주주의, 소수자의 목소리도 반영할 수 있는 유동적 민주주의 등이 등장한다. ‘1표를 잘게 쪼개 내가 원하는 정책별로 투표할 수 있게 하자’, ‘미래 세대를 위한 장기적인 정책을 세우는 정치인에게 특별 인센티브를 주자’ 등 혁신적 제안도 담겼다.

결말 부분에서 저자는 기존의 ‘정치인’ 개념이 사라지고, ‘고양이’ 같은 존재가 이를 대체하는 미래가 오리라는 대담한 구상을 내놓는다. 이는 마치 현실에 대한 풍자나 공상과학 소설처럼 들린다. 하지만 브라질 한 지방의회에서 AI가 만든 조례가 가결됐다거나 사람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는 뉴스를 보면 저자가 그리는 미래상이 그저 상상으로 끝나지는 않으리라는 예감을 갖게 한다. 국제와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해 온 현직 기자 부부가 번역했다. 216쪽, 1만6800원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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