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판매 둔화에 특단의 조치…“美서 자율주행기능 한 달 무료 이용”

머스크 “美서 한 달간 FSD 무료 시험 운행”
美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둔화하자 꺼낸 조치
WSJ “FSD, 사고 일으키는 등 많은 문제 내포”
전문가들 “성능이 소비자 예상보다 좋지 않으면 독 될 수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중국 전기차의 급부상 등으로 위기를 맞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자율주행장치인 ‘FSD’를 한 달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이번 주 ‘FSD’가 지원되는 모든 미국 내 자동차는 한 달간 무료 시험 운행 한 달간 무료 시험 운행을 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FSD’는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이라는 이름의 테슬라 주행보조장치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을 따라가는 ‘오토파일럿’ 기능과 함께 차선도 바꾸고 신호등을 감지하며 설정한 목적지를 찾아간다.

‘FSD’는 1만2000달러에 소프트웨어를 사거나 월 199달러를 내야만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한 달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머스크는 또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테슬라 신규 구매자 등에게 ‘FSD’를 시연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메일에서 “거의 아무도 FSD가 실제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머스크의 ‘FSD’ 무료 시험 운행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는데, 이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테슬라는 2023년 하반기에 가격을 5% 낮췄는데,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분석가 샘 아부엘사미드는 “차량 가격 인하와 ‘FSD’ 도입이 저조하면서 테슬라의 마진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FSD’ 시연 강조는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2.92% 오른 177.67달러에 마감했으며, 한때 6%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FSD’가 사고를 일으키는 등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조치는 테슬라가 전기차 회사를 넘어 인공지능(AI)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충분히 시도할 수 있지만 ‘FSD’의 성능이 소비자의 예상보다 좋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kpio9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