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대 오르는 ‘빅4’ 오케스트라…“매해 기획 구상도”

베를린필∙빈필∙뉴욕필∙RCO 등 빅4 단원들 연합
가수 김호중,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 협연

빅4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뭉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를 이끌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가운데)와 악장 미쉘 김.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모이기 어려운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 하모닉, 뉴욕필,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빅4’로 불리는 정상급 악단 단원들이 연합 오케스트라를 꾸려 한국 무대에 오른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라고 이름 붙인 이 독특한 연합 악단엔 베를린필과 빈필 단원이 각각 13명씩, 뉴욕필과 RCO 단원이 각각 8명씩 참여한다. 여기에 서울시향과 케이비에스(KBS) 교향악단 단원 등을 합쳐 모두 60여명 규모다. 베를린필의 비올리스트 박경민, 뉴욕필의 바이올리니스트 최한나와 첼리스트 패트릭 지 등 한국인 단원들도 참여한다. 뉴욕필 부악장 미셸 김이 악장을 맡았다.

정상급 악단 단원들로 구성된 이런 형태의 연합오케스트라는 전례가 드물다. 유럽에서 오페라 전문가로 활동해온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가 지휘봉을 잡는다.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는 “모이기 쉽지 않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함께 하는 자리여서 단원들도 서로의 전통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커다란 모험이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라고 말했다. 일회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연례 기획으로 이어간다는 구상도 밝혔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를 이끌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오른쪽)과 악장 미셸김. 연합뉴스

공연은 2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모두 5차례 열린다. 5월19일 아트센터인천(예정)과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5월23~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는 ‘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란 별칭으로 불리는 성악가 출신 가수 김호중과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가 협연한다. 벨리니의 ‘노르마’,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등 오페라 아리아와 영화음악 테마곡들을 들려준다. 연합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맡은 미셸 김은 “어렵고 빠른 곡들이라 팔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신나는 음악 여행이 될 것 같다”며 “클래식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