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 상태' 찾아가는 보편 물리 법칙, 양자 수준에서 증명

이병구 기자 2024. 3. 2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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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보편적인 물리 법칙을 양자 수준에서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최재윤 KAIST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비평형 상태의 양자 물성 변화에서 보편적인 물리 법칙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최 교수는 "양자 컴퓨터의 일종인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로 가설을 검증한 사례"라며 "고전 컴퓨터로는 확인할 수 없는 양자 역학계에서 비평형 동역학을 연구해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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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우유를 섞으면 서로 섞여 카페라테가 되는 과정은 비평형 동역학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보편적인 물리 법칙을 양자 수준에서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최재윤 KAIST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비평형 상태의 양자 물성 변화에서 보편적인 물리 법칙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3월 표지로 선정됐다.

일상 세계에서 정의된 물리 현상은 항상 커다란 바깥 세상과 연결되어 일어난다고 가정한다. 에어컨을 틀면 실외기로 뜨거운 바람이 나가지만 이 바람이 지구 전체 기온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상황과 같다.

최 교수는 "고립된 양자 역학계에서는 이런 조건이 없어서 '평형 상태'와 같은 물리 법칙, 현상을 새로 정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리학자들은 양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물리 현상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는지 관심을 가졌다. 보편성은 하나의 수학적 설명에 따르는 물리 현상들의 집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양자 입자의 집합인 스피너 응집체에서 '업 스핀' 입자와 '다운 스핀' 입자는 시간이 흐르면 서로 뭉치며 각자의 영역이 넓어진다. KAIST 제공

최 교수는 "그동안 물리학자들은 컴퓨터 계산으로 양자 역학계의 물리 현상도 일상 세계와 비슷한 보편성을 가질 것으로 추측했지만 양자 실험 환경의 기술적인 한계로 어떤 현상이 끝까지 진행됐는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관찰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일어나는 현상인 '비평형 동역학'을 실험적으로 관찰했다. '비평형 동역학'은 평형에서 벗어난 상태인 비평형 상태에서 평형 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커피에 우유를 섞으면 우유와 커피 분자가 움직이며 골고루 섞여 카페라테가 되는 과정도 비평형 동역학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 세계의 비평형 동역학에서는 같은 수학적 계산을 따르는 현상을 하나의 클래스로 분류할 수 있다. 양자 역학계에서는 이런 분류가 그동안 실험적으로 확인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스피너 응집체'에서 일어나는 동역학을 연구해 가설을 검증했다.

스피너 응집체는 '업(Up) 스핀' 상태의 입자와 '다운(Down) 스핀' 상태의 입자가 서로 섞여 있는 입자 집합이다. 업 스핀과 다운 스핀은 극성이 달라 물과 기름처럼 서로 밀어내는 힘이 있다.

물과 기름을 섞은 액체를 흔들면 처음에는 물과 기름이 작은 방울로 나뉘어 있다가 가만히 두면 물은 물끼리, 기름은 기름끼리 합쳐져 각자 큰 덩어리가 된다. 최 교수는 "스피너 응집체에 섞여 있는 스핀들도 시간이 지나면 업 스핀과 다운 스핀끼리 각각 뭉쳐 영역의 크기가 커지는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과 기름을 섞으면 작은 방울로 나뉘어 있다가 가만히 두면 물은 물끼리 기름은 기름끼리 합쳐져 각자 큰 덩어리가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최 교수는 "업 스핀과 다운 스핀의 비율을 다르게 해도 비평형 현상이 수학적으로 보편적인 기준을 따랐다"며 "같은 스피너 응집체 스핀의 대칭성을 다르게 설정하자 입자 움직임의 수학적인 형태가 바뀌며 반응이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스핀의 대칭성이라는 기준에 따라 비평형 동역학 현상을 서로 다른 클래스로 분류할 수 있다는 보편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최 교수는 "양자 컴퓨터의 일종인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로 가설을 검증한 사례"라며 "고전 컴퓨터로는 확인할 수 없는 양자 역학계에서 비평형 동역학을 연구해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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