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왜 러시아를?…파리 올림픽 테러 비상 [뉴스in뉴스]

박현진 2024. 3. 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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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관련 소식 다시 알아봅니다.

러시아를 뒤흔든 이번 테러로 세계가 그 후폭풍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특히 서방과의 대결에 집중하면서 정작 국내 안보는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푸틴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지, 이번 테러가 또 다른 테러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현진 해설위원과 살펴보겠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바꿔 '급진 이슬람 세력의 테러가 맞다'고 인정했죠.

그러면서도 단서를 달았어요.

[기자]

네, 테러 발생 직후엔 우크라이나 책임만을 강조했는데요.

테러범들의 증언과 영상 등증거들이 나오자 그제 처음으로,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 테러를 누가 지시했느냐가 중요하다,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배후라는 당초 주장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 25일 : "우리는 이 범죄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잔혹 행위는 2014년부터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의 손에 의해 우리나라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자행해온 일련의 시도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말했듯이 그들의 목표는 우리 사회에 공황 상태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앵커]

러시아 정보기관도 우크라이나가 테러에 개입한 거로 본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는데, 러시아가 이렇게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이번 테러를 우크라이나와 어떻게든 연결시켜서 공격 강화의 명분으로 쓰고 싶겠죠.

그러면서 러시아 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도 설파하고요.

또 전쟁에만 너무 몰두해서 러시아 내부의 대테러 활동에는 소홀했던 거 아니냐는 당연히 나올 법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실제로 이번 러시아 당국의 테러 전후 대처를 놓고 말이 많습니다?

너무 안일하고 허술했던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너무 무방비로 당했는데요.

무엇보다 미국이 테러 전에 여러 차례 러시아에 경고를 줬다고 하잖아요.

콘서트장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까지요.

그런데도 러시아 당국이 묵살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당시 이를 두고, "명백한 협박"이다, "우리 사회를 겁주고 불안정하게 하려는 시도다"라고 했거든요.

그게 미국의 정보를 정말로 못믿어서 그런 건지, 대응할 역량이 없어서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전에 몇 번의 기회를 놓쳤고요.

또 테러가 발생한 후 대처도 너무 늦었는데요.

발생 1시간 반이 지난 뒤에야 경찰이 출동했다고 하거든요, 과거 강력했던 러시아 치안과는 좀 다른 모습이죠.

그래서 이번 테러가 밖으로의 전쟁 와중에 무너진 러시아의 국내 안보 상황을 총체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갑니다.

특히 이게 푸틴 대통령이 5번째 연임에 성공한 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는데요.

그동안 계속해서 '강한 러시아'를 강조해온 만큼 푸틴의 고민,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래서 더더욱 뭔가 보여주려고 할 텐데요.

'보복' '응징'을 강조했는데 어떻게 대응할까요?

[기자]

일단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계속 제기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더 강하게 펼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급진 이슬람 세력의 소행을 인정한만큼, 그들에게도 가만 있을 순 없을 텐데요.

다만 여기엔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 전선이 여러 개로 흩어지는 게 부담일 테고요.

워낙 그 세력이 점조직으로 돼 있어서 단기간에 찾아서 공격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도 않고요.

또 이번 테러범들의 근거지인 중앙아시아 지역, 특히 타지키스탄은 러시아와 오랜 동맹 관계에 있던 나라거든요.

그래서 푸틴이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현재로선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앵커]

이번에 테러를 감행한 조직이요.

예전부터 많이 알려진 이슬람국가, IS의 분파인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 이라고 하는 단체인데요.

IS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S의 본류는 2019년에 미국 등 국제 동맹군의 공격으로 거의 와해됐는데요.

이후 이 호라산 조직이 다시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조직원을 모집하며 세력을 키웠습니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선전 활동을 하면서 정권에 불만을 가진 젊은 사람들을 대거 모으고 있는데요.

이들이 일으킨 가장 큰 사건이 2021년 카불공항 자살폭탄테러입니다.

당시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명이 숨졌고요.

또 올해 초엔 이란에서 테러를 저지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들이 이번엔 왜 러시아를 공격한 겁니까?

[기자]

네, IS의 공격이 주로 서방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러시아와도 원한 관계가 깊습니다.

2000년대 초 체첸에서 일어난 무슬림들의 무장 봉기를 러시아가 잔인하게 진압했고요.

2015년엔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서, 시리와와 이라크 상당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IS를 몰락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거든요.

이렇게 그간 잔혹한 군사작전을 통해 무슬림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라고 하는 푸틴에 대한 오랜 원한과 반감이 이번 테러로 이어진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들 입장에서는 이번 테러가 성공적이었다고 할 텐데, 기세를 올려 앞으로 또 다른 테러를 기획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기자]

네, 실제로 곳곳에서 테러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는데요.

러시아에서는 대형 쇼핑몰과 병원 등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잇따라서요.

시민들이 대피하기도 하고, 무장 보안 요원들이 추가로 배치됐습니다.

서유럽 국가들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2015년 IS 테러로 130명 넘게 숨지는 사건을 경험한 프랑스는 국가 안보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특히 오는 7월에 파리 올림픽이 예정돼 있어서요.

특별히 보안에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그 밖에 이탈리아와 독일 등도 안보 태세를 강화하고 테러 위협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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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기자 (laseu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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