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송 1위’ 볼티모어항 폐쇄… “공급망 중대 악영향”

김남석 기자 2024. 3. 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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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 입구를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키 브리지)가 26일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 충돌로 무너지면서 미국 내 차량 수송 1위 항인 볼티모어항의 가동이 전격 중단됐다.

하루 3만1000대 차량이 오가는 교량 붕괴에도 한밤에 사고가 발생한 데다 충돌 90초 전 선박이 보낸 조난신호와 지역 당국의 빠른 조처로 도로 보수 작업 중이던 인부 8명 외에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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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만 입구 ‘키 브리지’ 선박 충돌
메릴랜드주, 항구운영 무기중단
대서양 주요 관문… 화물량 9위
바이든 “교량 복구 등 신속지원”
사고선박 ‘조난신호’ 희생 줄여
붕괴된 교량… 6명 실종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 입구를 가로지르는 2.6㎞ 길이의 교량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대형 컨테이너 선박 달리호의 충돌로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으며, 이 가운데 2명은 구조됐으나 6명은 실종 상태다.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 입구를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키 브리지)가 26일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 충돌로 무너지면서 미국 내 차량 수송 1위 항인 볼티모어항의 가동이 전격 중단됐다. 하루 3만1000대 차량이 오가는 교량 붕괴에도 한밤에 사고가 발생한 데다 충돌 90초 전 선박이 보낸 조난신호와 지역 당국의 빠른 조처로 도로 보수 작업 중이던 인부 8명 외에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릴랜드 주정부는 이날 오전 1시 27분 키 브리지가 선박과의 충돌로 무너지자 항구 운영을 무기한 중단했다. 체서피크만에 위치한 볼티모어항은 수도 워싱턴DC 일대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지난해만 수출입화물 5200만t을 처리해 전체 미국 항구 중 9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자동차·소형트럭 84만7000여 대를 하역해 13년 연속 미국 내 1위를 기록했다. 볼티모어항을 주로 이용하는 완성차업체는 토요타·닛산·제너럴모터스(GM)·마쓰다·메르세데스벤츠 등이다. 볼티모어항은 또 지난해 미국 전체 석탄 수출의 27% 이상인 2290만t을 인도·중국·유럽 등에 수출해 석탄 수송 2위 항만에 오르기도 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은 “이번 사고로 공급망에 중대하고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 항만 당국은 그동안 볼티모어항이 처리했던 운송 물량을 인근 버지니아항을 비롯해 뉴욕항, 뉴저지항 등으로 분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상원의원 재직 당시 키 브리지를 이용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볼티모어항은 미국의 가장 큰 해운 허브 중 한 곳이며 가능한 한 빨리 이를 가동할 것이다. 연방정부가 교량을 다시 짓는 데 필요한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사고 현장을 조만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가장 교통량이 많은 교량 중 하나가 무너졌지만 사고 선박이 충돌 전 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난신호를 보내고, 이를 접수한 지역 당국이 통행을 차단하면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 사고 당시 선박 측 조난신호 접수 90초 뒤 교량이 붕괴했지만 마침 인근에 있던 경찰 2명이 몇 초 만에 출동해 약 2.6㎞ 교량 양쪽에서 차량 통행을 저지했다. 현재 교량 붕괴로 강물에 떨어진 사람은 사고 당시 교량 위에서 포트홀(도로 파임)을 메우는 작업을 하던 인부 8명이다. 이 가운데 사고 직후 구조된 2명 외에 6명은 해안경비대 등이 헬기·선박 등을 동원해 온종일 진행된 수색 작업에도 찾지 못해 모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사고를 낸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달리호는 지난해 6월 검사에서 추진 및 보조기계 부분의 결함을 지적받았다고 WP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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