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주담대, 감소세 전환…금리 인상·스트레스DSR 통했나 [머니뭐니]

2024. 3. 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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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주담대 533.9조…전월比 5028억↓
작년 4월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 전환
정부, 스트레스 DSR 시행 등 고삐 죄기
은행도 주담대 금리 올리며 속도조절 나서
당국 “주차별 점검 중…아직은 시장영향 더 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1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으로 27일 파악됐다. 사진은 이달 13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홍승희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올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저로 전망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조금씩 올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 달 전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당국의 각종 가계대출 규제 효과도 일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銀 주담대 잔액, 고점 찍고 감소세 전환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25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35조9967억원으로 2월 말 대비 5028억원 감소했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가 전월 대비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5개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5월 509조6762억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증가해 올 2월엔 536조4995억원까지 불어났다. 9개월 만에 27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월별 증가폭도 지난해 말부턴 1조~2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급증하며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정부는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잡기 위해 각종 안정화 대책을 쏟아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를 밀착 관리하고, 또 정책모기지 공급을 세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은행권 주담대에 스트레스 DSR 규제를 도입해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대출이 취급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스트레스 DSR 규제란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해 DSR 산정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DSR은 차주가 한 해 동안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는 은행 대출엔 40%, 비은행 대출엔 5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최대 3%의 스트레스 금리를 반영해 DSR을 반영해야 한다. 이에 금융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줄어들게 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또 하반기 중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가계대출 특별관리를 시사한 바 있다.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은행들도 가계대출 속도조절에 나섰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2.0% 수준으로 잡고, 주담대 금리를 상향 조절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에 이어 다음 달에도 주택 관련 대출금리를 일제히 인상한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인상했으며, 국민은행은 두 차례에 걸쳐 올렸다.

지난 1월 서울 강북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임세준 기자
정부 ‘가계대출 관리’ 압박 통했나…“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목표를 세운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계속되자 대출 현황을 촘촘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현미경 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자체 주담대가 1월에 2조3000억원, 2월에 3조1000억원 늘면서 증가폭이 확대된 부분이 있다”며 “주차별로 매일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국은 이달 들어 은행 주담대 증가세가 주춤했더라도 당국의 규제 효과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태세다. 스트레스 DSR이 시행 한 달째를 맞기는 했지만, 이보다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방을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 위축,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KB주택시장리뷰’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월대비 14%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8.5대 1을 기록했지만 지역별·단지별 격차가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전월대비 증가폭은 축소됐으나 증가세가 지속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제도는 올해 상·하반기, 내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스트레스 DSR의 명시적 효과보다는 시장 상황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황 등 여러 여건 때문에 전체적으로 주담대가 하향 안정화 추세에 있다고 보는 건 맞다”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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