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칼럼] 김현수의 눈부신 변신, 구자욱의 성장에 큰 박수 보낸다

안승호 기자 2024. 3. 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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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전 하이라이트는 김현수 3루타
갸름해진 얼굴 예뻐지고, 야구도 예쁘게
구자욱, 최정 등 노력과 변화 눈에 보여
베테랑들 대변신에 2024시즌 기대 커
LG 김현수가 지난 26일 잠실 삼성전에서 중견수가 타구를 뒤로 흘린 사이 바람처럼 2루를 돌아 3루타를 만들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정규시즌 개막 뒤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김현수(LG)였다. 김현수를 보면서 정말 몸을 잘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부터 했다. 날씬해졌다. 얼굴도 갸름해져서인지 예뻐 보인다. 야구도 참 예쁘고 하고 있다. 사실, 지난해 김현수는 몸이 무거워 보였다. 그래서 LG 구단 한 코치를 통해 우스갯소리로 이제 우리 ‘최강야구’로 와야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그때 기억이 다시 생각날 만큼 김현수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스윙 또한 달라졌다. 지난해 좋지 않을 때는 상체가 먼저 열렸다. 그러다 보니 몸쪽 낮은 공에 대응이 어려웠고, 바깥쪽 공에도 약점이 노출됐다. 올해 김현수는 몸 중심에 축을 만들어 놓고 그대로 도는 스윙을 하고 있다. 몸이 가벼워지면서 스윙 스피드도 붙었다. 좌측 우측 구분 없이 모든 방향으로 좋은 타구를 보낼 수 있는 스윙을 찾았다.

그라운드에서 움직임 하나하나도 달라보인다. 한화와 잠실 개막 경기 이후 볼넷을 얻어 출루할 때는, 타석 옆에서 빠르게 가드를 풀고 서둘러 1루로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26일 삼성전에서는 1회 중견수가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뒤로 흘리는 사이 날쌘돌이처럼 3루까지 내달리는 장면을 봤다. 인상적이었다.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사라졌다. 베테랑의 변화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젊은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

경기하는 김현수를 보자면 베테랑이 솔선수범하며 팀 의식 속에 야구를 하는 느낌이다. 베테랑이 먼저 그렇게 움직이면 팀 전체의 힘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구자욱(삼성)이 또 그런 선수다. 구자욱은 주장으로 시즌을 맞는다고 들었다. 팀 안에서 야구를 하는 모습을 여러 군데서 봤다. 구자욱 또한 스윙이 달라졌다. 지난해 안 좋을 때는 스윙폭이 컸는데, 스윙이 전반적으로 간결해졌다. 지난 주말 수원 KT전에서는 몸쪽으로 바짝 붙어오는 공을 두 발을 빼면서 빠르게 걷어내며 날카로운 파울 타구로 연결하는 장면을 봤는데 스윙이 나오는 길이 짧아지면서 가능한 결과였다. 올시즌은 타율부터 올라갈 것으로 본다.

지난 주말 수원 KT전에서 열정적인 베이스러닝 이후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24일 KT전에서는 2-2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1사 뒤 안타로 출루한 뒤 다음타자(맥키넌)의 우전안타에 지체없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뛰면서 득점 찬스를 키우는 것을 봤다. 구자욱은 짧은 스윙으로 출루 의지부터 보인 것도 좋았지만, 1사에 필사적으로 3루까지 가는 베이스러닝으로 팀 의식을 보였다.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것은 야구의 기본이다. 그런 점에서 올시즌 삼성의 변화도 기대된다.

시즌 개막 뒤 달라진 타자들이 많이 보인다. 그런 베테랑 선수를 보자면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는 자기 정리를 하고 나온 듯싶다.

팀으로 보자면 두산 타자들의 스윙이 전반적으로 달라졌다. 대부분이 팀 안에서 스윙하고 타격하려는 것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잘 준비하고 나온 것 같다. SSG가 개막 이후 연승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 최정은 롯데와 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쳤지만, 스윙폭은 지난해보다 작아졌다. 지난해 보다 뒤(테이크백)가 짧아졌다. SSG는 올시즌 ‘위험하겠다’고도 봤는데 개막 이후 움직임을 보면서 올라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선수들이 팀으로 움직이면, 그 팀은 반드시 올라간다.

지난 24일 인천 롯데전에서 SSG 최정이 3점 홈런을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좋지 않은 쪽으로 달라진 선수들도 보인다. 투수들은 대체로 나빠 보인다. 비공식 시행 중인 피치클록을 의식해서인지 전체적으로 템포가 빨라지면서 볼이 많아졌다. 또 하나, 자동볼판정시스템(ABS) 도입되면서 오히려 투수들이 코스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템포가 흔들리는 데다 코스 피칭에 지나치게 신중해서인지 쓸데없는 힘까지 쓰며 공을 던지는 투수가 많다. 볼 2개, 3개 차이로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자주 보이는 이유다.

좋은 변화와 함께 시즌을 시작한 선수라면 새롭게 만든 것을 유지하는 게 숙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나쁜 것들은 빨리 고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연습이 필요한데, 연습을 많이 하면 혹사다, 그래서 적게 해야 한다는 얘기들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베스트 플레이어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부족한 선수들은 연습을 하면서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 또 시즌 중 잘 되다가 어느 순간부터 안되는 선수는 자기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런 선수들은 연습으로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보통 그럴 때면 슬럼프라고도 한다. 하지만 슬럼프라는 말이 어울리는 베스트 플레이어가 우리 리그에 몇명이나 될까 싶다. 잘 안되는 이유를 슬럼프로 부를 수 있는 데도 자격이 필요하다.

<김성근 최강야구 몬스터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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