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책장에 남기고 싶은… 한권의 책 펴내고 싶죠”

장상민 기자 2024. 3. 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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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만은 내 책장에 남기고 싶게 만드는 책, 제가 만든 책이 그 마지막 책이 됐으면 하죠. 그게 작가로서의 목표예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그림책 작가가 신작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비룡소)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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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데르센상’ 이수지 에세이 출간
유학 시절·자녀와의 일화 등
그림책 창작과정 상세히 담아
지난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출간 기념간담회에 참석한 이수지 그림책 작가가 미소 짓고 있다. 비룡소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만은 내 책장에 남기고 싶게 만드는 책, 제가 만든 책이 그 마지막 책이 됐으면 하죠. 그게 작가로서의 목표예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그림책 작가가 신작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비룡소)을 펴냈다.

“디지털 시대의 기록이 영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더라고요. 결국 물성이 있는 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작가가 일기처럼 모아온 기록이 사용하던 블로그가 폐쇄됨에 따라 정리됐다. 책에는 회화를 전공한 이 작가가 아트 북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고, 그림책 세상의 매력에 빠져 마침내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까지의 예술 여정이 촘촘히 담겼다. 지금껏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작가의 초창기 작업 노트, 외국 편집자와 첫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출간한 일화는 물론 엄마가 된 후 두 아이와 씨름하며 보냈던 순간들과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그림책의 추억, 안데르센상 수락 연설문까지 과연 ‘이수지 작가의 모든 것’이 수많은 사진과 함께 이 작가의 출간 연대기 순으로 기록됐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가는 그림과 책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놨다. 아이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추천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 경우에는 서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산 뒤, 읽어주는 날까지 안 읽고 꾹 참았어요. 읽어주는 부모의 기대와 살아 있는 감정을 아이도 느낄 수 있어야 하니까요”라고 답하며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어떤 책을 읽어주느냐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대하는 진심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극적인 매체들의 유행 속 ‘책의 위기’에 대해서도 “책과 함께했던 소중한 경험을 통해 책 읽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만질 수 있는 생각’은 책이 가지는 모든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 표지는 이 작가의 전작 ‘이 작은 책을 펼쳐봐’(비룡소)를 읽고 있는 딸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초판 한정으로 준비된 누드 양장은 책이 이 작가의 생각을 실로 묶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후 이 작가는 정말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음악과 그림을 연결하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비교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그림과 달리 음악은 시간의 미학이에요. 둘을 연결하려면 디지털을 생각해봤죠”라는 말을 통해 차기 작품은 디지털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독자들은 차기작을 기다리며 전시를 통해 이 작가의 그림 세계를 만끽할 수 있을 예정이다. 이 작가는 오는 4월 23일부터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에서 개관 10주년 특별전시 ‘여름의 무대 이수지의 그림책’ 개인전을 연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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