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2천t급 컨테이너선 대형교량 들이 받아…20초만에 붕괴

조성진 기자 2024. 3. 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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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교량과 충돌해 다리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AP와 CNN 등에 따르면 오전 1시 30분쯤 볼티모어 도심 남동부 패탭스코 강 위에 건설된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3만2000t급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충돌했다.

이에 컨테이너선 선원들은 무전으로 조난 신호를 보내면서 충돌에 대비해 차량의 교량 통행을 통제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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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교량 프랜시스 스콧 키를 들이받아 다리가 무너져 있다. UPI 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교량과 충돌해 다리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6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26일(현지시간) AP와 CNN 등에 따르면 오전 1시 30분쯤 볼티모어 도심 남동부 패탭스코 강 위에 건설된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3만2000t급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충돌했다. 오전 1시 볼티모어항구를 출발한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 호는 마지막 순간에 방향을 틀려고 하지만 결국 피하지 못하고 다리 중앙에 있는 교각을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달리 호는 컨테이너 약 4900개를 싣고 있었다.

길이 약 300m, 폭 약 48m의 대형 컨테이너선이 시속 14.8km의 속도로 들이받은 충격에 교각이 먼저 쓰러지고 그 위의 구조물을 시작으로 다리 전체가 무너졌다. 교각 위의 상판이 균형을 잃고 시소처럼 기울다가 물속으로 떨어졌다. 곳곳에서 철골 구조가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끊어지는 데 길이 약 2.6㎞의 교량 중 강물 위를 지나는 56m 구간 전체가 물에 내려앉는 데 약 2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선박의 갑판 위로 다리의 파괴된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선박의 조명이 꺼지고, 선박과 교량 일부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 도널드 하인부흐 전 볼티모어 소방서 서장은, 수초간 집을 흔드는 소리에 놀라서 깼다면서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컨테이너선에 부딪힌 다리가 붕괴한 모습. AP 뉴시스

컨테이너선은 충돌 당시 동력을 상실하고 조종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에 컨테이너선 선원들은 무전으로 조난 신호를 보내면서 충돌에 대비해 차량의 교량 통행을 통제할 것을 요청했다. 선박은 이와 함께 닻을 내리는 비상 조치도 취했다.

경찰은 선박의 충돌 경고에 따라 교량 양 끝을 통제했다. 경찰 무전에 따르면 이 가운데 경찰관 한명이 다리 중간 지점에서 작업중인 인부들에게 대피할 것을 경고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 경찰관은 수초 뒤에 무전으로 "전체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다리 전체가 붕괴했다"고 다급하게 외쳤다. 당시 다리 위에는 포트홀(도로 파임) 작업을 위해 8명의 인부가 있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구조됐으며 나머지 6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다.

교각과 충돌하면서 선박에도 한때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진화돼 22명의 선원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전 프랜시스 스콧 키의 모습. AFP 연합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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