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시작된 권도형 재판…“테라는 엉터리, 투자자는 모든 것 잃어”

노기섭 기자 2024. 3. 2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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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창업자 권도형에 대한 사기 혐의 재판이 미국에서 시작됐다.

25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남부지법에서는 권 씨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발 관련 민사 재판이 열렸다.

SEC 측은 권 씨가 테라의 안정성에 관해 투자자를 오도했다고 보고 있다.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비밀리에 대량 매수 계약을 맺으며 테라 가치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게 SEC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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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와 권도형 측 변호사, 뉴욕남부지법서 혐의 놓고 격돌
상품 사기·금융 사기 등 8개 혐의…합산할 경우 100년 형도 가능
지난해 6월 16일(현지시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현지 법원의 재판을 받기 위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창업자 권도형에 대한 사기 혐의 재판이 미국에서 시작됐다.

25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남부지법에서는 권 씨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발 관련 민사 재판이 열렸다. 권 씨는 해외 도주 중 지난해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권 씨에 대해 애초 미국 인도를 결정했으나, 이후 권 씨 측이 항소하며 한국 인도로 번복됐다. 그러나 현지 대검찰청이 적법성 판단을 요청하면서 현재 신병 인도는 보류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재판은 권 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권 씨 측에서는 데이비드 패튼 변호사가 참석했으며, SEC 측에서는 데번 스터런 변호사가 나와 이번 소송의 정당함을 주장했다.

SEC 측은 권 씨가 테라의 안정성에 관해 투자자를 오도했다고 보고 있다. 스터런 변호사는 "테라는 엉터리였고, 사상누각(house of cards)이었다"라며 "테라가 무너지자 투자자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라고 주장했다. 권 씨와 테라폼랩스가 비밀리에 대량 매수 계약을 맺으며 테라 가치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게 SEC의 판단이다. 그러나 권 씨 측 패튼 변호사는 이날 "실패는 사기와 같지 않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투자자를 상대로 ‘가상화폐가 위험성이 없다’는 식의 묘사를 한 적이 없다고 권 씨 측은 항변했다. 아울러 테라폼랩스 측 루이 펠레그리노 변호사는 이날 "SEC 측이 입맛대로 채택한 증거로 소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권 씨는 현재 민사 소송 외에도 상품 사기, 금융 사기, 시세 조작, 증권 사기 등 8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이들 혐의의 형량을 개별적으로 합산할 경우, 미국에서는 최종 100년형 이상을 선고받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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