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수장 된 '강경파' 의사…"증원? 되레 500~1000명 감원해야"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장/사진=뉴시스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대 증원에 강경하게 반대하는 의사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되면서 투쟁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입틀막 의사'로 알려진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증원 축소도 아닌 감원을 주장하고 있어 의정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임 당선인은 이날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향후 운영 방향을 논의한다. 투쟁 창구를 단일화하기 위해 전권을 당선인에게 위임할 가능성이 있다. 임 당선인도 전날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을 맡아 끌고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등을 의정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에 변함이 없는데 임 당선인은 도리어 감원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금도 동네 사거리에 수없이 많은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의원들이 있다"며 "의료 접근성이 좋아 오히려 의대 정원을 지금보다 5000명 내지 1000명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에 대화 조건으로 책임자 처벌, 대통령 사과 등도 내걸었다. 그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 장·차관과 (의대 증원에 찬성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를 파면하고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기도 한 임 당선인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의료개혁 토론회가 열렸을 때 자리를 옮기라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요구에 불응했다가 입을 틀어막힌 채로 끌려나갔다. 이 때문에 '입틀막 의사'로 유명하다. 그는 당초 정부의 필수 의료정책 패키지에 반발하는 뜻을 알리려 했다고 한다.

임 당선인은 총파업도 언급했다. 그는 "전공의, 의대생, 교수들에 대해 (정부가) 행정처분을 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14만 전체 의사들이 하나돼 투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