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 교감하다
인공지능 만나 인간처럼 진화한 로봇
일일이 명령어 안 넣어도 학습·응용
반려동물·집사·비서…역할 무궁무진
[이데일리 김정남 하지나 박민 기자] “에이미, 지금 집을 돌아보고 있어요.”
삼성전자, 볼리 ‘새로운 동반자’ 지칭
생명체를 닮아가는 로봇은 추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넥스트 무브 스트래티지 컨설팅에 따르면 글로벌 AI 로봇 시장은 2021년 당시 956억달러(약 128조원) 규모였다. 그런데 오는 2030년이면 두 배가량 증가한 1847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451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들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신사업으로 AI·로봇을 14.2%로 가장 많이 꼽았다. 반도체(12.2%), 이차전지·배터리(10.9%), 차세대에너지(8.2%) 등보다 더 높았다. 산업계 한 고위인사는 “기업들이 올해 CES에서 반려동물, 집사, 비서 역할을 하는 사람 같은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AI 로봇 시대가 본격 태동하는 시점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들의 행보는 더 구체화하고 있다. CES에서 볼리를 깜짝 공개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일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를 찾아 볼리를 살펴보면서 “(볼리에) 독거노인을 위한 기능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로봇 사업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신설한 미래사업기획단이 최우선 순위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다.
현대차 스팟, 혼자 승강기 호출·탑승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전문 계열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 연구개발(R&D) 조직인 로보틱스랩에서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당시부터 ‘로봇개’로 화제를 모았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은 현재 국내 백화점과 건설 현장 등에서 순찰용으로 쓰이고 있다. 해외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 소방관을 지원하는 순찰·탐지 역할까지 수행 중이다. 스팟은 게이트와 통신해 스스로 보안게이트를 열어 드나들 수 있고 승강기(엘리베이터)와 통신해 혼자서 승강기를 호출하고 탑승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사람을 닮았다.
LG전자(066570)도 로봇을 미래 사업의 중요한 축으로 삼는 회사다. LG전자는 2017년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를 시작으로 AI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스,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투자했다. 2018년에는 국내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해 관심을 모았다.
HD현대(267250)의 경우 올해 정기선 부회장이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언급하며 조선에 이어 건설기계 부문에 AI 등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국내에서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 HD현대인프라코어는 디벨론의 콘센트-X2 무인 불도저가 AI와 자율주행 기술로 평탄화 작업을 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두산로보, MS와 협동로봇 솔루션 개발
협동로봇 강자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454910)는 마이크로소프트와 GPT 기반의 협동로봇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분류하는 협동로봇 솔루션 ‘오스카 더 소터’(Oscar the Sorter)를 통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HL만도(204320)는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주차 로봇 ‘파키’(Parkie)와 24시간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순찰하는 로봇 ‘골리(Goalie) 등 AI와 결합한 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주력 사업인 부품 표준화를 선도하며 모빌리티 산업화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이고 전동화·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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