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이 충돌 직전 다급한 “메이데이”...다리 진입 통제, 큰 참사 막았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항구 인근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26일 새벽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진 가운데, 해당 선박이 충돌 직전 ‘조난 신호’(Mayday call)를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난 신호를 접수한 당국은 즉각 차량 통행을 통제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다만 당시 다리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인부 8명 중 6명은 아직 실종된 상황이다.
이날 공개된 사고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0분쯤 달리호는 충돌 전 추진력을 잃고 교각 중 하나에 맥 없이 부딪혔다. 이 때문에 약 2.57km 길이의 4차선 교량이 무너져 내렸다. CNN은 “(충돌 4분전부터) 배의 불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교각으로 방향을 틀어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달리호가 충돌 직전에 조난 신호(Mayday call)를 보냈고, 이 때문에 당국자들이 사고 직전에 교량의 양쪽 끝에서 차량을 통제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무어 주지사는 “조난 신호가 왔을 때 교량을 통제한 당국자들에게 감사하고, 이들이 영웅이다”며 “이들이 지난 밤 생명을 구했다”고 했다.
사고 발생 초기 볼티모어 소방당국은 언론을 통해 “교량 위에 다수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차량이 통제되지 않았다면 인명 피해가 확산될 뻔 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구조 당국은 “드론, 적외선 카메라, 소나 등 첨단장비를 투입해 실종자들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무너진 다리 현장은 수심이 12~15m에 달하고 조류도 강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건 현장에는 볼티모어 경찰 뿐 아니라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투입됐다. FBI는 “테러와 연관이 있다고 의심할 신뢰성 있는 정보는 없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참모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뒤 긴급 연설을 갖고 “지역 당국은 다리가 붕괴되기 전 다리를 폐쇄할 수 있었고, 의심의 여지없이 많은 생명을 구했다”며 “실종자 및 가족들에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 필요한 모든 연방 정부의 자원을 보낼 예정”이라며 “수색과 구조작업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그는 “선박 통행과 볼티모어 항구 운항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됐다”면서도 “볼티모어 항구는 미국의 최대 자동차 및 경트럭 수출입 항구로 약 85만대가 매년 이곳을 통과한다. 가능한 빨리 이 항구를 다시 가동할 것이다. 5만개의 일자리가 이 항구에 달려있다”고도 했다.
바이든은 “현재로서는 모든 정황들이 끔찍한 사고였다고 가리키고 있다”며 “화물선은 선박 통제를 상실했다고 메릴랜드 교통부에 알렸고 어떤 개인이 고의성을 지녔다고 볼만한 징후는 없다”고도 했다.
볼티모어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이든은 “그렇다. 가능한 빨리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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