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요리의 필수 재료 ‘얼음’
캠핑을 가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에 감사를 느끼게 된다. 그중 하나가 냉장 기술이다. 냉장고는 언제나 시원한 보리차를 마실 수 있게 하고 밑반찬을 안전하게 보관하며 김치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캠핑에서도 그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 이틀 동안 먹어야 하는 식재료를 식중독으로부터 안전하도록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캠핑장 매점에서는 여름이 아니어도 거의 언제나 얼음을 판매한다. 보온이 되는 저그에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시고, 아이스 팩만으로 부족한 아이스박스의 온도를 얼음으로 차갑게 유지할 수 있다. 영하 직전의 온도에 보관해야 신선도가 유지되는 생선과 새우 같은 수산물은 아이스박스에 넣더라도 얼음에 올리는 것이 좋다.
얼음은 요리에도 꼭 필요한 재료다. 채소를 데치거나 소면을 삶을 때 딱 적당히 익히면서 탱탱하고 아삭한 질감, 고운 색과 맛을 유지하게 만들려면 얼음물에 바로 담그는 과정이 필수다. 지방이 많은 돼지고기나 양고기 등으로 국물 요리를 만들 경우 기름기를 걷어내야 하는데, 얼음을 넣으면 순식간에 주변에 지방이 달라붙어 하얗게 굳는다. 1~2분 후에 건져내면 맛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기름기만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또 얼음이 필수인 영역이 있으니 바로 음료다. 커피나 술처럼 마시는 음료는 온도가 최적의 맛과 질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영하 3도 이하일 때 에탄올의 맛이 느껴지지 않고, 탄산은 온도가 낮아야 더 잘 유지된다. 많이 희석되면 맛을 버릴 것이 걱정되어 얼음을 아끼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얼음을 잘 녹지 않게 하려면 더 많이 넣어야 한다. 그래야 빠르게 온도가 낮아져서 최적의 맛과 질감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카페에서 아이스 커피를 주문하면 얼음이 대부분이라고 불평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스 커피를 바로 희석해서 시원하게 마시려면 얼음을 가득 넣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바리스타는 커피와 우유를 아끼는 것이 아니라 맛있게 만들기 위해 얼음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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