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의 Aúpa 알레띠] '공격수 사관학교' AT 마드리드 ⑤ : '최악의 배신자'에서 '최고의 전설'이 되다 앙투안 그리즈만

이성민 2024. 3. 2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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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Aúpa'는 스페인어로 '파이팅'이라는 뜻이다. '알레띠'는 레알 마드리드 외에 마드리드에 연고를 둔 또 다른 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별칭이다. AT 마드리드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와 함께 '라리가 3강'으로 자리잡았다. 이 구단 역시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Aupa 알레띠'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다른 구단에 핵심 선수를 비싸게 파는 ‘셀링 클럽’은 아니지만 판매에 완전히 닫혀 있는 팀은 아니다. AT 마드리드는 이적료를 받고 주축 선수를 넘긴 적이 여러 번 있다. 페르난도 토레스, 세르히오 아구에로, 라다멜 팔카오 모두 AT 마드리드의 기둥과 같은 존재였지만 AT 마드리드는 이들의 이적을 허용했다.

2014년 여름에도 마찬가지였다. AT 마드리드는 팔카오가 떠난 뒤 팀의 주포로 성장한 디에고 코스타를 첼시로 보냈다. 2013/14시즌 AT 마드리드에서 리그 35경기 27골을 기록한 코스타는 팀의 리그 10번째 우승에 기여했던 스트라이커였다.

코스타를 보내고 3,800만 유로(한화 약 553억 원)를 받은 AT 마드리드는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 출신 앙투안 그리즈만이었다. AT 마드리드는 3,000만 유로(한화 약 437억 원)를 투자해 그리즈만을 품었다. 이 결정은 구단의 역사를 바꿨다.

#1 스트라이커로 포지션 변경, 시메오네의 신의 한 수가 적중하다

그리즈만은 국적이 프랑스지만 유망주 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냈다. 2005년 레알 소시에다드 유소년 팀에 입단했던 그는 2009년 1군과 프로 계약을 맺었다. 그리즈만은 2013/14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왼쪽 윙 포워드였던 그는 라리가에서 35경기 16골로 리그 득점 5위에 올랐다.

그리즈만은 AT 마드리드로 이적한 후 큰 변화를 겪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그리즈만을 4-4-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기용했다. 이는 적중했다. 그리즈만은 전반기에는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점차 시메오네의 전술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리즈만은 2014/15시즌 리그 37경기 22골 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이후 그리즈만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2015/16시즌 38경기 22골로 두 시즌 연속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기록했다. 2016/17시즌에는 36경기 16골 8도움, 2017/18시즌에는 32경기 19골 9도움을 올렸다. 2018/19시즌에도 37경기 15골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그리즈만은 AT 마드리드에서 5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2 ‘돌연 이적 선언 + 사전 접촉’, 바르셀로나 이적 과정에서 나온 논란

그리즈만은 2019년 여름 1억 2,000만 유로(한화 약 1,749억 원)에 FC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그리즈만은 AT 마드리드 팬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그는 2018/19시즌 종료 후 돌연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프리 시즌 기간에 훈련에 불참하기도 했으며 바르셀로나와 ‘사전 접촉’ 문제까지 불거졌다.

AT 마드리드 팬들은 당연히 그리즈만을 비난했다. 그리즈만이 AT 마드리드 잔류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기에 배신감은 더욱 컸다. AT 마드리드의 에이스였던 그리즈만은 한순간에 최악의 배신자로 전락했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바르셀로나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했다. 그리즈만은 2019/20시즌 35경기 9골 4도움에 그쳤다. 2020/21시즌에는 36경기 13골 8도움으로 조금 나았지만 여전히 기대 이하였다.

#3 다시 돌아와 AT 마드리드 역사에 이름을 남기다

그리즈만은 2021년 8월 여름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 AT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재정 위기가 심했던 바르셀로나는 고액 주급자였던 그리즈만을 AT 마드리드로 임대 보냈다. AT 마드리드 팬들은 이를 반기지 않았다. 그리즈만이 2021/22시즌 홈 복귀전을 치렀을 때 팬들은 그에게 거센 야유를 보냈다.

이적 초기에 부침을 겪었던 그리즈만은 지난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팬들의 마음을 열리게 했다. 2022/23시즌 그리즈만은 38경기 15골 17도움으로 라리가에서 ‘15(골)-15(도움)’을 달성했다. 이 덕분에 그리즈만은 지난해 여름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그리즈만은 이번 시즌에도 25경기 11골 6도움으로 변함없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AT 마드리드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리즈만은 지난 1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수페르코파 에스파냐 골을 터트리며 루이스 아라고네스(117골)를 넘어 구단 역대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그리즈만은 어쩌면 AT 마드리드 역사상 최악의 배신자로 남을 수 있었다. AT 마드리드에 돌아왔을 때 부진했다면 그리즈만에 대한 시선은 더욱 나빠졌을 것이다.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그리즈만은 자신의 실력으로 팬들에게 속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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