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눈물 보이는가…축구를 방해하는 인종차별을 멈춰라

김세훈 기자 2024. 3. 2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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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범하게 뛰고 싶다” 브라질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25일 레알 마드리드 트레이닝 그라운드에서 열린 브라질·스페인 친선경기 관련 기자회견 도중 인종차별 피해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발데베바스 | AFP연합뉴스
브라질·스페인전 앞두고 인터뷰
비니시우스 “경기 의욕 점점 줄어”
같은 날 미국·멕시코 경기에서는
동성애 혐오 구호에 경기 중단도

브라질 남자축구대표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렸다. 인종차별 학대를 계속 겪고 있는 그는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유럽축구연맹과 남미축구연맹이 주최하는 스페인·브라질전을 앞두고 2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인터뷰를 했다. 비니시우스는 5년 전 마드리드에 온 이후 상대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적 구호를 자주 들었다. 비니시우스는 “경기에 대한 의욕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작년 브라질에서는 스포츠 행사에서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법이 통과되기도 했다. 그는 “축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종차별과 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유색인종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브라질과 스페인의 평가전은 인종차별 반대운동의 일환인 ‘원 스킨(One Skin)’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펼쳐진다.

2027년 6월까지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된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에서 계속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라리가를 떠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내가 떠난다면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25일 열린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결승전 미국과 멕시코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동성애 혐오 구호가 쏟아지자 경기가 중단되고 있다. 알링턴 |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에서 같은 날 열린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선 관중의 ‘차별적 구호’로 주심이 경기를 두 차례 중단시켰다. 미국과 멕시코가 맞붙은 이 경기에서 드루 피셔 심판은 관중 5만9471명이 계속해서 동성애 혐오 구호를 외치자 경기 막판 진행을 두 번 끊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은 성명을 통해 “이날 경기에서 차별적인 구호가 나온 걸 규탄한다”며 “보안직원은 팬 상당수를 식별하고 퇴장시켰다”고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떤 종류의 차별도 축구나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당국에 관련자들이 책임지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멕시코는 캐나다와 함께 2026년 남자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은 성명에서 “이런 장면이 일부 경기에서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향후 2년 동안 우리 지역에서 스포츠를 성장시킬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제시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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