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공연장 테러는 급진 이슬람주의자 소행” 첫 인정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테러 희생자가 139명으로 늘어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의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사주설’을 견지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 부상자 2명이 병원에서 숨져 사망자가 13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수사위원장은 이날 테러 대책 회의에서 “이번 테러가 면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이날 테러 공격 혐의를 받는 부자지간 용의자 3명에 대해서도 공판 전 구금 결정을 내렸다. 전날 구속된 테러 용의자 4명은 법정에 출두했을 당시 고문을 받은 흔적이 발견됐지만, 이날 구속된 3명에게서는 부상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전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체포한 용의자 11명 중 달레르존 미르조예프(32),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30), 샴시딘 파리두니(25), 무하마드소비르 파이조프(19) 등 타지키스탄인 4명에 대해 공판이 열리는 오는 5월22일까지 구금 처분을 내렸다.
푸틴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테러를 일으켰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최종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테러 대책 회의에서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이념적 이유로 싸워온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 등 다른 나라는 ‘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에 의해 유혈 테러가 자행된 것’이라고 설득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를 누가 저질렀는지는 알게 됐다. 하지만 누가 그것을 시켰는지도 알고 싶다”며 “테러리스트들이 왜 우크라이나로 도피하려고 했는지, 그곳에서 누가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러 사건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가.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의 손에 의해 우리와 전쟁을 벌여온 자들이 자행해온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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