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회장님되고 직원은 구조조정”…희망퇴직에 뿔난 이마트 노조

노기섭 기자 2024. 3. 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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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가 창사 최초로 전 계열사 대상 희망퇴직을 공고하면서,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마트 노조)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마트 노조는 2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 엄혹한 시절에 본인은(정용진 신세계 회장) 회장님 되시고 직원들은 구조조정 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라며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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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사옥. 이마트 제공

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가 창사 최초로 전 계열사 대상 희망퇴직을 공고하면서,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마트 노조)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마트 노조는 2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 엄혹한 시절에 본인은(정용진 신세계 회장) 회장님 되시고 직원들은 구조조정 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라며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백화점의 존재감이 미약할 때 이마트라는 할인점의 성공으로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이제 나가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열거하기도 힘든 사업과 투자 실패는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은 선도하지 못한 체, 여기저기 쫓아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돼버렸다”며 “지난해 이자 비용만 4000억 원 가까이 지급하는 이마트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경영이 숙명인 용진이형”이라고 정 회장을 겨냥하는 가 하면, 한채양 이마트 대표에 대해서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부회장이 된지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한 대표는 지난해 9월 대표로 선임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전체 대표를 맡고 있다.

노조는 “새로 온 한 대표는 업의 본질을 이야기하더니 결국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에 보여준 것이 없다”며 “현장은 여전히 30년 전과 별다르지 않는 형태로 업무를 하고, 고객과 시대의 변화에는 단기적인 아날로그적 대응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할 수도 있다. 희망퇴직은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돼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임을 고객들과 시장·사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경영하길 우리 교섭대표 노조는 강력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마트는 전날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공고를 게재했다. 대상은 근속 15년·과장급 이상 직원이다. 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별개로 월 급여 24개월 치(기본급 40개월 치)의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 직급별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 등이 제공된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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