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 던지던 SF 파이어볼러, 11㎞ 줄이고 완벽 제구로 5이닝 노히터...선발 변신 대성공 예감

샌프란시시코 자이언츠 조던 힉스가 26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조던 힉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동기인 우완 강속구 투수 조던 힉스가 마지막 선발등판 리허설에서 호투했다.

힉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낸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무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이로써 힉스는 이번 시범경기를 5게임 선발등판, 17이닝, 10안타, 8볼넷, 28탈삼진, 5실점, 평균자책점 2.65로 마무리했다. 탈삼진 부문서 캑터스리그 1위, 그레이프프루트리그를 포함하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스펜서 스트라이더(35개)에 이어 2위다.

힉스는 1회말 1사후 잭 겔로프를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낸 뒤 JJ 블리데이와 브렌트 루커를 각각 중견수 뜬공,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낸 이후 5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즉 7타자 연속 삼진에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4회에는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고, 5회에는 세스 브라운과 JD 데이비스를 헛스윙 삼진, 셰이 랑겔리어스를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힉스는 투구수 72개 가운데 주무기인 싱커 36개, 스위퍼 21개, 스플리터 8개, 포심 7개를 각각 구사했다. 구속이 눈에 띈다. 싱커는 최고 97.4마일, 평균 95.4마일을 찍었다. 지난해 그의 싱커 구속은 최고 104.3마일(168㎞), 평균 100.1마일이었는데, 최고 구속이 무려 6.9마일(11.1㎞)이 감소했다.

포심 직구의 이날 최고 구속은 98.7마일, 평균 97.1마일로 평균의 경우 작년 100.3마일에서 3.2마일이 느려졌다.

시즌 개막이 코앞이라 컨디션이 정상 수준으로 올랐음에도 구속은 왜 작년과 비교해 현저히 줄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1이닝을 던지는 불펜투수와 달리 선발투수는 이닝에 따라 스태미나 안배가 필요하다. 모든 공을 전력으로 던질 수는 없다.

이날 힉스의 구위가 얼마나 좋았는지는 헛스윙 비율이 61%에 이른다는 기록에서 나타난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힉스의 공에 33차례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그 중 20개가 헛스윙이었다. 나머지 8번은 파울, 5번은 인플레이였다. 오클랜드 선발 JP 시어스의 헛스윙 비율은 14%에 불과했고, 양팀 투수 전체는 40%였다.

힉스는 지난 겨울 4년 44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협상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전환을 요구했고, 힉스가 받아들였다.

힉스는 지난해 후반기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25경기에 등판했다. AP연합뉴스

201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힉스는 통산 212경기 가운데 8번 선발로 등판했다. 주로 2022년 4~5월 선발로 나섰는데, 5이닝을 채운 건 한 번 뿐이었다. 임시 보직이었다. 반면 구원투수로는 통산 51홀드, 32세이브, 평균자책점 3.85를 마크했다. 최정상급 셋업맨 또는 마무리였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에는 후반기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25경기에서 7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을 포함해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35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즉 선발이 낯선 보직은 아니다.

힉스는 이날 경기 후 "현재 컨디션에 만족한다. 상승세를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오늘은 처음으로 5이닝을 던졌다. 선발 적응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모든 구종이 좋았다"고 밝혔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99개를 던진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쉽게 던졌다. 포심과 투심(싱커)이 분명히 다른 구종으로 잘 들어갔다. 스플리터도 좋았다. 이곳에 온 뒤로 가장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