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점점 떨어지는 ‘우회전 정답률’…운전자 0.3%만 다 맞혔다

김동환 2024. 3. 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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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규정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서로 다른 적용법을 아는 운전자는 100명 중 1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사회는 누구도 잘 알지도 못하는 일시정지에 집착하고 있다"며 "운전자들이 암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안전한 우회전을 하도록 신호와 교차로 기하구조 등이 개선되어야 하고, 일시정지가 아닌 운전자 스스로 우회전 시 무조건 서행하는 교통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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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우회전, 돌아야 말아야 되나’ 보고서
정답률 74.5%에서 상황 추가될수록 점점 낮아져
“우리 사회는 누구도 잘 알지도 못하는 일시정지에 집착하고 있다”
총 여섯 가지 상황에서의 우회전 방법과 정답률. 경기연구원 제공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규정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서로 다른 적용법을 아는 운전자는 100명 중 1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정지는 바퀴를 완전히 정지시키는 것을 말한다.

경기연구원이 지난달 6일 발표한 ‘우회전, 돌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보고서에서 올바른 우회전 통행방법을 아는 운전자는 전체 조사 대상 400명 중 단 1명이었다. 경찰청 홍보 자료에 나오는 사거리에서의 총 6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정답을 맞히라고 연구원이 제시했더니 1명만 모든 상황에서 정답을 맞혔다.

전방 차량신호등과 보행자 신호등 그리고 우회전 시 마주하는 보행자 신호등이 모두 빨간불일 때 ‘일시정지 후 우회전’을 맞힌 운전자는 총 298명으로 정답률은 74.5%다. 첫 번째와 같은 상황에서 전방의 보행자 신호등만 초록불일 때 ‘일시정지 후 우회전’을 맞힌 운전자는 53.8%였고, 전방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을 때 ‘일시정지 후, 보행자 통과 후, 녹색이라도 우회전’을 맞힌 운전자는 50.7%다.

전방 차량신호등만 초록불이고 보행자 신호등이 모두 빨간불일 때 ‘일시정지 없이 우회전’을 맞힌 운전자는 24.8%로 나타나 주목됐다. 차량신호등이 초록불이어서 일시정지하지 않아도 되는데 ‘일시정지’를 택한 이유가 컸다. 특히 전방 차량신호등과 우회전 시 마주하는 보행자 신호등이 모두 초록불인 상황에서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없을 때, 일시정지 없이 서행으로 통과한다를 맞힌 정답자는 8.5%에 불과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차량신호등이 적색일 때 우회전하려는 경우, 정지선과 횡단보도 그리고 교차로 직전에서 정지한 뒤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다른 차마의 교통을 방해하지 않고 우회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같은 상황이라도 ‘우회전 삼색등’이 있는 곳에서는 해당 신호를 따라야 한다.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우회전 사고 부상자는 매년 4000명 안팎으로 조사됐다. 2018년 4509명이었던 부상자는 이듬해 4758명으로 늘어났다가 2020년 3883명으로 줄었지만, 2021년 다시 3963명으로 늘어난 뒤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시행되기 직전해인 2022년에는 417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우회전 사고 사망자는 76명에서 68명으로 줄어 2020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고, 2021년 77명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58명으로 감소했다.

대부분 운전자가 잘못된 통행방법으로 우회전하다 보니 운전자 간 다툼 등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며 제대로 된 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 경기연구원은 우회전 전용신호등 설치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사회는 누구도 잘 알지도 못하는 일시정지에 집착하고 있다”며 “운전자들이 암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안전한 우회전을 하도록 신호와 교차로 기하구조 등이 개선되어야 하고, 일시정지가 아닌 운전자 스스로 우회전 시 무조건 서행하는 교통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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