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쓸 곳 많은데… 쪼그라드는 주택기금

김남석 2024. 3.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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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건설 등에 활용되는 주택도시기금이 1년새 13조원 급감했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택도시기금 조성액은 95조4377억원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사용 예산은 2021년 33조4074억원에서 올해 37조2266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금을 활용해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 한 곳에서만 올해 1800억원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하는 등 위탁기관의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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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저축 감소 영향 재원 줄고
기금준비자금까지 20조대로 ↓
작년 95조로 1년새 13조나 줄어
임대주택 등 주거복지 축소 우려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임대주택 건설 등에 활용되는 주택도시기금이 1년새 13조원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원은 줄어든 반면 사용 금액은 늘어나서다. 주택도시기금 중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기금 여유자금'도 반토막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기금 축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여유자금을 위탁 운용하는 금융권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택도시기금 조성액은 95조4377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금 조성액은 2021년 116조9141억원에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도시기금은 건축 인허가, 부동산 등기, 청약주택 등에서 발생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와 청약저축 납입금으로 조성된다. 기금 조성액은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1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981년 첫 조성 당시 2552억원이었던 기금은 2020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지만, 3년여 만에 다시 95조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특히 청약저축 감소가 기금 축소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청약저축액은 2021년 23조원에서 지난해 14조9000억원까지 줄었다. 2년새 130만좌의 청약저축 통장이 해지됐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청약저축에 가입하고도 납입을 하지 않으면서다.

건축사업 인허가, 부동산 등기 등에서 발생하는 국민주택채권도 건설사업이 위축되며 13조원 수준에 그쳤다. 2021년 18조8000억원에서 5조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주택도시기금을 써야 할 곳은 더 늘어났다.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사용 예산은 2021년 33조4074억원에서 올해 37조2266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주거복지를 위한 주택 구입·전세자금 지원금만 약 2조원 증가했고, 기업정책자금대출에도 기금이 6200억원 사용된다.

기금 조성액이 빠르게 줄면서 정부의 주거복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지난해 정부가 기금을 활용해 임대주택사업에 지원하는 금액이 19조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축소됐고, 출·융자사업도 1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기금 축소는 금융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기금의 여유자금은 금융업계에 위탁해 투자하는데, 기금이 줄며 여유자금도 2022년 43조원에서 2023년 20조원으로 1년새 반토막났다.

지난해 기금의 '지급준비자금' 역시 크게 감소하며 올해 금융권이 운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지급준비자금은 2021년 47조3000억원에서 2022년 26조9000억원, 2023년에는 20조9000억원까지 줄었다.

여유자금을 위탁 운용하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2022년 기금 운용에서 3% 이상 손실을 내며 여유자금은 더 줄었다. 당시 단기매매증권 부문에서 랩어카운트(NH투자증권)와 투자풀(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모두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자금운용으로 8%의 수익을 냈지만 여유자금 자체가 줄며 전년도 손실을 메우는 수준에 그쳤다.

2021년 20조원이 넘었던 NH투자증권의 연기금 운용액은 지난해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금을 활용해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 한 곳에서만 올해 1800억원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하는 등 위탁기관의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기금 축소와 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조차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기금 운용 추정 수수료가 20억원에 그쳐 운용인력 인건비도 안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남석·김경렬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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