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기후유권자들 “농사 지으며 몸으로 위기 체감”

정봉비 기자 2024. 3. 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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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시골에 살면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많이 느낍니다."

2006년 귀촌해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한 마을에서 18년 동안 농사를 짓고 있다는 한상훈 60+기후행동 공동대표는 기후 변화를 체감한다.

한 대표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노년층 기후환경단체인 60+기후행동과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이 주최한 '노년층 국가인권위원회 기후진정 후속 기자 간담회'에 참여해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진 생활상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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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60+기후행동 공동대표 등
노년층 인권위 기후진정 후속 간담회
“더위로 10년 전부터 해 떨어질 때 일해
오이 토마토 수확기간 1달 이상 짧아져”
2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노년층 인권위 기후진정 후속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가 한상훈 60+기후행동 공동대표. 기후솔루션 제공

“20년 가까이 시골에 살면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많이 느낍니다.”

2006년 귀촌해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한 마을에서 18년 동안 농사를 짓고 있다는 한상훈 60+기후행동 공동대표는 기후 변화를 체감한다. 한 대표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노년층 기후환경단체인 60+기후행동과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이 주최한 ‘노년층 국가인권위원회 기후진정 후속 기자 간담회’에 참여해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진 생활상에 대해 말했다.

그는 “오전 10시가 되면 (더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어 해가 떨어질 때쯤 나가서 일한다”며 “이런 식으로 노동시간이 밀리는 게 10여년 전부터 계속돼왔다”고 전했다. 또 “마을의 70∼80대 어르신들이 이 지역에 한 번도 수해가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했는데, 지난 2020년에 재난지역이 선포될 정도로 (우리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골짜기에 있는 집은 도심보다 서늘해 선풍기조차 필요 없었지만, 몇 년 전부터 여름 폭염을 견디기 힘들어 에어컨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는 한 대표의 생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계속된 기온 상승으로 갈색날개매미충이나 미국선녀벌레 등 해충들이 늘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기온 상승으로 열매 작물의 생육 기간이 짧아졌다고도 했다. 그는 “오이나 토마토는 10월까지 수확해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했는데, 2~3년 전부터는 거의 8월 말에서 9월이면 수확이 끝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엘리자베스 스턴 ‘스위스 기후보호를 위한 여성 시니어클럽’ 이사가 연대 메시지를 전했다. 이 단체는 65살 이상 여성 2500명으로 구성된 환경단체로 세계 최초로 시니어 기후소송을 제기했다. 단체는 스위스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며 세 차례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당했다. 이에 단체는 유럽인권재판소에 스위스 정부를 제소했고, 올봄 중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스턴 이사는 “한국 시니어 단체가 도전하는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며 “여러분의 활동이 많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해 12월 전국 국민 1만7천 명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인식 조사를 했을 때 60살 이상 고령층이 기후위기 문제에 특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고령층은 한국에서 기후위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직접 겪어, 이 문제를 그냥 둬서는 안 된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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