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에 담은 4·3의 기록’ 4인 초대전

허호준 기자 2024. 3. 26. 18: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주4·3이 여전히 겨울의 땅속에 있던 1989년 4월1일 제주시민회관에서는 시민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신을 부르는 초감제가 열렸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종민)이 이달 25일부터 5월5일까지 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제주4·3 사진작가 초대전: 4·3을 담다'는 지난 세월 4·3의 흔적을 담아온 작가들의 열정을 볼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4·3평화재단 5월5일까지
김기삼 작가 등 200여점 전시
김기삼 작 ‘44주기 4·3추모제, 탑동, 1992년 4월 3일’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4·3이 여전히 겨울의 땅속에 있던 1989년 4월1일 제주시민회관에서는 시민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신을 부르는 초감제가 열렸다. 사건 발생 41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열린 4·3 추모제였다. 이날 초감제를 진행할 제주의 큰심방(최고의 무당을 일컫는 제주말) 안사인씨가 이틀 전 잠적해버리자 제주문화운동협의회 정공철 회장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그는 신들린 듯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며 신들을 부르다 흐느끼기도 했다.

강정효 작 ‘탑동, 1996’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사진작가 김기삼은 이런 그의 동작 하나하나를 흑백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는 집요하게 4·3의 현장을 렌즈를 통해 봤고, 사진은 이제 4·3의 역사기록화가 됐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김종민)이 이달 25일부터 5월5일까지 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제주4·3 사진작가 초대전: 4·3을 담다’는 지난 세월 4·3의 흔적을 담아온 작가들의 열정을 볼 수 있다.

양동규 작 ‘격랑, 2024’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전시에는 김 작가를 포함해 강정효, 양동규, 박정근 작가 등 4명의 작품 200여점이 선보인다. 제주민예총 이사장을 지낸 강정효 작가는 유족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그들이 내밀한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유족들이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 무표정 등을 통해 4·3을 대하는 유족들의 변화를 담았다.

탐라미술인협회 회원이자 제주민예총 회원인 양동규 작가는 이들보다 조금 늦게 뛰어들었지만 4·3을 시각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바다를 통해 4·3을 보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2012년 제주에 정착한 박정근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4·3 당시 폐촌된 ‘잃어버린 마을'과 2018년부터 지금까지 카메라에 담아온 4·3유족들의 모습을 통해 4·3을 읽어내고 있다.

박정근 작 ‘오름, 2023’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4·3평화재단은 “이번 전시회가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4·3을 기억하고, 아직도 계속되는 제주의 아픔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에 대한 기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