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남발 ‘민생토론 청구서’ 들고 내년 예산도 건전재정?

최하얀 기자 2024. 3.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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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재정 당국 앞에는 올해 들어 20여차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 청구서가 놓여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건전재정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주재해온 민생토론회가 '밑그림'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민생토론회 현장에서 제기된 민생 과제에 대한 해답을 담아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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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작업 착수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동부창고에서 첨단바이오의 중심에 서다, 충북을 주제로 열린 스물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5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재정 당국 앞에는 올해 들어 20여차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 청구서가 놓여 있다. 정부 재정의 수입과 지출에 막대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사실상의 총선 공약 사업을 예산에 반영해야 하면서도 ‘건전재정’이라는 현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도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내걸었다고 평가한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의 기조와 중점 투자 사업 등을 담은 2025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된 지침에 맞춰 각 부처는 5월 말까지 기획재정부에 예산요구안을 제출하고, 이후 예산 당국과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를 거쳐 9월2일까지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건전재정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주재해온 민생토론회가 ‘밑그림’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민생토론회 현장에서 제기된 민생 과제에 대한 해답을 담아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량지출을 10% 이상 감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재정적자 규모를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유병서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전날 연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균형재정(재정 수입과 지출을 같게 운용하는 재정)으로 가기엔 경제에 오는 충격이 크니, (재정) 적자를 줄여간다는 차원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건전재정 기조 확립을 기조로 내걸고자 한다”고 말했다.

두 과제를 동시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앞서 기재부가 공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재정 총수입-총지출-사회보장성기금 수지) 적자 비율은 2.9%다. 정부가 스스로 목표로 삼는 기준(3.0%)을 아슬아슬하게 충족한다. 여기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등 최근 꺼내진 추가 감세방안까지 시행되면 재정적자 수준이 올해(3.9%)에 이어 내년에도 목표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생토론회 청구서 이전에도 ‘건전재정’은 멀어져가고 있었던 셈이다.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재원 규모에도 한계가 있다 . 정부 한해 예산 가운데 53%(올해 본예산 기준)는 법에 따라 지출이 정해진 의무지출이라 삭감하기 어렵고, 나머지 재량지출에서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하면 순수한 의미의 재량지출은 12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10%를 구조조정해 새 사업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그 규모는 12조원 정도에 머무른다. 신규 사업을 위한 재정 여력이 그 정도라는 뜻이다.

민생토론회에 뒤따른 신규사업 소요 예산 규모가 ‘깜깜이’인 점도 내년도 예산 편성의 난도를 끌어올린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민생토론회로 신규 투입될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로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방향만 제시되고 구체화해야 하는 사업들이 많다”며 “지금 단계에서 (필요 예산이) 어떤 규모일 것이다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건전재정은 수입이 늘고 지출을 줄이는 것이어야 하는데, 현재는 감세 정책으로 수입을 줄여 재정 건전성 지표가 망가진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대규모 지출 사업을 약속하면서 건전재정도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꼬집했다.

최하얀 박수지 안태호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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