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장년을 위한 과학기술대 도입

우리나라의 저출산과 노령화는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 되어 버렸다. 초저출산율로 생산 가능 인력 축소가 불 보듯 뻔해지고 지방의 소멸 또한 우려되고 있다. 디지털 100세 시대에 우리는 아날로그 시대적 나이에 대한 인식 기준과 문화에서 벗어나 중장년층도 과학기술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과 교육 인프라를 새롭게 설계하여야 한다.

반도체 기술, 첨단과학, 의료 등 분야에서 전문교육은 현재까지 20대 위주로 이루어져 왔다. 20대에 전문교육을 받고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살다가 은퇴 후에 취미와 여가 활동을 보내는 하나의 인생 주기에 익숙해져 있다. 평균연령 100세의 디지털 시대에서는 아날로그적 교육 설계와 달라야 한다. 의과학 기술의 발달로 소일거리나 일용직업이 아닌 전문직업인으로 사는 또 하나의 완전한 인생 주기가 충분히 가능한 시대에 이르렀다. 두 번째 인생 주기를 더욱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중장년층도 과학기술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게 사회 인식기반 및 교육 인프라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이럼으로써 저출산율로 예정된 전문 생산가능인력의 축소 없이 오히려 초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미래 소멸이 우려되고 필수의료인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지방에 중장년 이후 삶에서 새로운 전문인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의료 및 과학기술대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추가적 경제 발전과 지방 소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두 번째 인생 주기에서 대학은 첨단 과학기술인을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이어야 한다. 과학기술을 배울 수 있는 열정과 소양을 가진 사람들을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하여 반도체, 첨단공학, 의료 등에서 분야별 과학기술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지방 대학에 도입해서 새로운 지방 시대를 열 수 있다. 현재는 30, 40세를 지나면 반도체 기술 등의 첨단공학을 배울 수 있는 교육 인프라나 사회적 인식이 이루어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정치, 사회 모든 분야에서 나이를 지나치게 따진다. 나이는 벼슬도 아니고 장애 또한 되어서는 안 된다. 100세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시대의 문화 및 교육 인프라는 저출산 노령화의 총체적 난국을 맞이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전면적으로 리엔지니어링되어야 한다.

여태처럼 나이로 갈라 일하기보다는 전문성 잣대로만 소통하고 일하면 나이 노소를 따지지 않고 세대 통합 또한 이루어질 것이다. 과학전문인이 많아지면 고급 생산가능인력은 오히려 늘 수 있다. 은퇴 후의 인생이 취미 및 여가 선용에서 제2 인생 주기의 전문가 지향적으로 바뀌면 국내총생산(GDP) 또한 배가될 것이다. 과학 전문기술인의 양성으로 늘어나는 국민소득은 일반 사람들이 더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쓰일 수 있다. 사회안전망이 두껍게 되어 복지 전반이 좋아지면 헬조선은 스러지고 저출산을 유발했던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는 선순환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

저출산, 노령화, 생산가능인력 축소, 지방 소멸, 필수의료인력 부족 등 문제는 디지털 100세 시대에 맞도록 사회적 인식과 교육 인프라를 재설계하여 제2 인생 주기를 사회 전체가 자각하고 잘 활용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그리하여 인재 강국인 대한민국이 가일층 성장하여 과학전문가 시대를 이루어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는 경제 도약을 이루게 됨을 그려본다.

[이유태 부경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