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70석” “野 175석”…전문가 5인이 진단한 판세는? [총선 D-15]
의정 갈등·투표율은 변수…여론조사에 ‘野지지층 표심 과다 반영’ 주장도
(시사저널=박성의·구민주 기자)
'정권 심판' 대 '야당 심판', '운동권 청산' 대 '검찰정치 청산'
총선까지 15일, 유권자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흐름'은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지형이 계속될 것이라 진단한다.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둘러싼 '도피 출국 논란',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막말 논란'이 여당 악재로 작용한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정권 심판론'에 불을 댕기면서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당이 '최대 170석'으로 총선에서 대승을 거둘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유권자 지형이 '보수정당 친화적'으로 변모했다는 시각이다. 동시에 '조국 돌풍'도 곧 잦아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각 진영의 낙승을 점치는 이들의 '베팅 근거'는 무엇일까. 시사저널은 26일 정치전문가 5인에게 최근 여론조사와 공천 결과, 정치 현안 등을 근거로 4‧10 총선의 판세를 물었다.
'이종섭 논란' 치명타…'야당 우세' 전망 우위
이날 기준으로 전문가 다수가 민주당의 우세를 점쳤다. 공통점으로 꼽은 배경은 이종섭 주호주대사를 둘러싼 '도피 출국 논란'과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막말 논란'이다. 여당의 요구로 이 대사가 귀국하고, 황 전 수석이 사퇴했다. 그러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진단이 나온다. 해당 사안이 불거진 뒤 대통령실의 조처가 너무 늦고, 안이했다는 게 전문가 다수의 지적이다.
이를 근거로 전문가 5인 중 4인은 야권의 승리를 점쳤다. 4인 중 3인은 민주당이 300석 중 160석 이상을 가져갈 것이라 내다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이 '공천 잡음'으로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불거졌다. 이것이 여론을 바꾸는 변곡점이 됐다"며 "야권은 160석 이상, 국민의힘은 최대 120석을 얻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최근 여론조사의 흐름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 봤다. 그는 "연이은 용산, 국민의힘발 망언과 사과해야 할 이유조차 모르는 '공감능력 제로'에 심판론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며 "의대생 증원 문제도 초반과는 달리 유권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전개 중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165석을 넘기며 국민의힘에 50석 가량 앞서는 대승을 거둘 듯하다. 수도권 경합 예상지 대부분도 민주당 우세로 돌아서고 있고, 경기와 강원의 전통적 보수 우세지역 일부에서도 민주당 역전세가 뚜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26일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를 근거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70석 이상 앞서는 '대승'을 전망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했다. 유 대표는 "민주당이 175석, 국민의힘 101석, 녹색정의당 1석, 개혁신당 2석, 새로운미래 4석, 조국혁신당 14석, 진보당 2석, 무소속 1석(최경환 후보)을 얻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을 지키기도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며 잠잠하던 '정권심판론'에 다시금 불이 붙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지민비조'(지역구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가 야권의 총선 밈(Meme‧유행하는 문화요소)처럼 확산하면서, 공천 파열음 후 민주당에 등을 돌렸던 비이재명계 유권자들이 다시금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유 대표는 "이종섭 대사를 둘러싼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이태원 참사' 이후 무의식속에 잠자고 있던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가 본격화됐다"며 "여기에 정권 심판을 선명하게 내걸고 등장한 조국혁신당의 영향으로 정권심판론 전선 자체가 굉장히 강화됐고 뚜렸해졌다"고 밝혔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주당 142석, 국민의힘 136석, 조국혁신당 14석 등을 전망하면서 "총선 판세의 핵심은 역시나 조국혁신당 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050세대와 호남뿐 아니라 충청권과 대구‧경북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굉장히 높다"며 "반윤석열,비이재명계 세력이 결합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숨은 '샤이 보수' 집결?…'여당 압승' 전망도
그러나 국민의힘이 과반 1당을 차지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170석, 민주당이 120석을 확보할 것이라 전망했다. 여론조사에 야권 지지층이 과다 표집된 것으로, '샤이 보수'(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보수층) 유권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소장은 "유권자 지형과 세대·젠더별 정당 지지율, 과거 득표율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이 170석을 얻는다는 결과가 도출된다"며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이 팽팽한데,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우세하게 나오는 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활발히 응답하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막상 뚜껑을 열면 샤이보수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선까지 남은 2주, 전문가들은 판세를 흔들 마지막 변수로 ▲여야 지도부 및 후보들의 실언 ▲의대 증원을 둔 의정갈등 ▲투표율 등을 꼽았다. 다만 변수들이 가져올 파급력, 여야의 유불리 셈법 등을 두고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최 소장은 "정부가 의사단체와 의대 증원 타협을 이룬다면 중도층 일부가 동요할 것이다. 역대 정부가 어려워했던 의대 증원을 해낸 것으로 정부의 업적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며 "문제는 시점이다. 총선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마음을 완전히 굳힌다. 늦어도 선거 일주일 전, 4월3일 전까진 타결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교수는 "의정 갈등 이슈에 유권자 피로감이 강해졌기 때문에, 해결된다 해도 여론에 큰 변화는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유 대표는 "투표율은 총선의 마지막 변수가 맞다"며 "'오늘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본다면 60% 이상 투표율이 나온다면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고, 그 수치 안에서 아주 부분적 변동만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엄 소장은 "투표율이 오르면 조국혁신당 영향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오를 수 있지만 큰 영향은 아니다"라며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정해진 파이(pie)를 나눠먹는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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