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고향, 삼성·네이버 진출 환영"

보나치니 伊 에밀리아로마냐주 주지사
슈퍼컴 보유 유럽 10대 부자州
람보르기니·마세라티 본거지
"한국 첨단AI기업 유치에 진심
투자한 만큼 현금지원 할 것"

"삼성전자, 네이버 등 한국 기업들이 우리 주(州)에 진출하기를 기대합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슈퍼컴퓨터가 있고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맛있는 와인과 치즈도 있으니까요."

스테파노 보나치니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주지사는 26일 우리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용산구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그는 이날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에 방문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 협업 방안을 논의했고 곧 네이버와도 만나 정보기술(IT), AI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그는 유럽에서 10번째로 부유한 주이자 이탈리아의 핵심 산업지역인 에밀리아로마냐주의 50명 사절단과 함께 25일 한국을 찾았다. 오는 29일까지 서울과 대전 등에서 기업과 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을 두루 만난다.

그는 특히 AI 협력을 강조했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우리 주에는 세계 4대 슈퍼컴퓨터인 '레오나르도'가 있다. 이미 다양한 글로벌 AI 프로젝트에 활용되고 있고 한국 기업들과도 협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컴퓨터의 존재만으로도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AI 기관들이 몰려든다. 유럽기상예보센터가 인근에 들어섰고, 조만간 AI를 연구하는 유엔대학의 분교도 설립된다.

에밀리아로마냐주는 파격 인센티브로 전 세계 기업 유치에 나섰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주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기업에는 투자 규모에 비례해 주정부가 현금을 지원한다"고 했다. 그는 "하이테크 부문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한국의 기업들도 우리 주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전 세계 럭셔리카의 성지'다. 이번 방문에서 현대차와 만나는 사절단이 양국 간 연구개발(R&D) 협력을 기대하는 이유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우리 주에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의 본사가 있다.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기업들은 시대적 과제인 전기차 전환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현대차는 우리 브랜드들과 경쟁 관계에 있지만 전기차 기술 관련 R&D 협업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