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반도체 공장 세우고, 철도도 깐다…美, ‘달 경제’ 생태계 청사진 공개
제약 넘어 반도체 생산까지 우주에서
자원 탐사, 활용 기술로 달에서 경제 생태계 만든다


달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연구개발(R&D) 청사진이 나왔다. 달에서 풍부한 자원을 채굴하는 것은 물론 달 자원을 활용한 반도체 생산을 성장 동력 삼아 산업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2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달 경제 가속을 위한 6가지 가설(SHALE)’ 세미나를 열고 여섯 가지 우주 산업 기술에 대해 의논했다.
다르파가 달 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고 제시한 기술 분야는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생산, 달 건설을 위한 생물 제조, 항법·시간 시스템, 저중력에서 물질을 분리하는 정제 기술, 달 궤도 탐사, 중앙형 발전 시스템 등 여섯 가지다. 민간 기업과 협력해 달 자원을 활용해 경제 생태계 인프라(기반 시설)를 마련하고 경제 생태계 구축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르파의 구상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달 자원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이다. 우주 환경에서 제조 공장을 만들고 제품을 생산하려는 계획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대부분 제약 분야에 집중돼 왔다. 중력의 영향이 적어 원료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약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우주 개발 기업 바르다 인더스트리가 지난 21일 우주에서 만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의 결정 구조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보령이 액시엄스페이스와 손잡고 우주 제약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다르파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반도체 생산 가능성을 제시했다. 달의 미세중력, 온도 같은 환경을 이용해 보다 쉽게 반도체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르파 소속의 마이클 나약 소령은 “달에서 만든 실리콘 결정은 지구에서보다 크기는 60%, 품질은 75% 가량 더 우수하다”며 “달에서 실리콘 웨이퍼 생산 시스템을 만들면 슈퍼컴퓨터에도 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공정과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낮은 중력으로 인해 웨이퍼를 세척하는 기체를 다루기 위한 설비가 필요 없다. 지구에서는 실리콘 결정을 키우기 위해 섭씨 1425도에 달하는 고온이 필요하지만, 달에서는 지열을 사용하거나 이보다 훨씬 낮은 온도로도 결정을 키울 수 있다.
반도체 외에도 생물공학 기술을 활용한 자원 재활용, 식품 생산 기술도 달 경제 생태계를 가속할 분야로 꼽혔다. 미생물이 만드는 물질을 이용해 건축 자재를 만들고 연료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르파의 구상에 따르면 달 경제 생태계는 현지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자급해야 하는 만큼 탐사, 발전, 난방, 위치정보 기술의 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나락 소령은 “자원 채취, 가공, 제품 생산 같은 모든 시설을 유기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가령 달의 레골리스(달 표면을 구성하는 먼지, 흙, 돌조각)를 가공할 때 나오는 열을 이용해 공장을 가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민간 기업 주도의 우주 개발을 의미하는 ‘뉴스페이스’를 이끄는 미국은 2025년 달에 인류를 다시 보내는 아르테미스 임무에도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과거 아폴로 임무에서 단순히 유인 달 탐사를 성공한 것을 넘어서 우주를 경제 영토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르파를 중심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달 경제 인프라(기반 시설)를 만든다는 목표로 ‘LunA-10(루나-10)’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노키아를 비롯해 1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오는 6월까지 달에 통신, 제조, 거주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스럽그루먼 지난 21일 달에 철도망을 구축하고 표면을 가로지르는 수송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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