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유입에 만반의 준비…비상대응체제 구축

박미라 기자 2024. 3. 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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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수천에서 수백t 제주연안 유입
선박 고장, 조업 방해, 경관 해치기도
2017년 제주이호해변에 괭생이모자반이 가득 쌓여있다. 박미라 기자

제주도가 매년 봄이면 제주 연안으로 유입돼 각종 불편을 주는 괭생이모자반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제주도는 올 봄 괭생이모자반 유입에 대비해 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괭생이모자반 상황대책반을 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은 갈조류 모자반의 일종으로 해상에 떠다니는 해조류다. 국내로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의 대부분은 중국 동부 연안의 암석에 붙어살다가 파도나 바람에 의해 떨어져 나간 것이다. 대규모 띠 형태로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다가 해류와 바람을 타고 제주로 유입된다.

2015년부터 제주에 대규모 유입되기 시작했다. 제주연안에서만 2018년 2087t, 2019년 1095t, 2020년 5857t, 2021년 9755t, 2022년 502t, 2023년 414t이 수거됐다. 보통 3~6월 사이 발생하는데 수거량은 번식처 사정에 따라 매해 달라져 변동 폭이 매우 크다

괭생이모자반은 거대한 띠를 이루며 바다 위를 떠다니는 특성으로 인해 선박의 조업과 항해에 지장을 준다. 실제 괭생이모자반이 선박의 스크류에 감겨 엔진고장 등을 일으키거나 모자반 띠를 피해 항해하다 선박이 좌초하는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모자반이 포구에 대량 유입돼 선박들이 출항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괭생이 모자반은 결국 제주 해안으로 몰려들어 쌓인다. 해안에 퇴적된 모자반은 주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더운 날씨에 2~3일 방치되면 썩으면서 악취를 풍기고, 해안을 오염시킨다.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는데도 수억원의 예산과 인력, 행정력이 낭비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에는 괭생이모자반을 퇴비로 활용하거나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 한 해안에 쌓인 괭생이모자반을 중장비를 이용해 수거하고 있다. 박미라 기자

제주도는 올해 역시 대량의 괭생이모자반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사전에 읍면동뿐 아니라 국립수산과학원,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수협 등 유관기관을 총망라한 상황대책반을 구성했다.

제주도는 상황전파를 비롯해 괭생이모자반 방제 대책을 총괄한다. 행정시와 읍면동은 신속한 수거와 피해조사 업무를 맡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유입 조사·예보발령과 자료를 분석한다. 해양환경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서는 각각 청항선, 어항관리선, 방제정을 활용해 해상수거를 지원한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수협에서는 조업 선박을 대상으로 안전 운항 수칙 등을 알린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올해는 사전에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춰 괭생이모자반 유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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