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 SK텔레콤 유영상 사장 “AI 기업으로 새로운 도전 시작”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2024. 3. 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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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제 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 출처 = 매일경제]
“ICT코리아의 역사를 써 온 40년을 지나, SK텔레콤은 이제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제 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은 AI 신사업에 대한 계획을 공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통신 본업에서 나아가 미래먹거리를 선제적으로 육성해,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겠단 의지다.

이번 주총에서 유 사장은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주주들로부터 98.4%의 압도적인 찬성 지지를 얻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유 사장의 견고한 지지율 배경엔 AI를 통한 사업 효율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가 자리한단 평이 나온다.

SKT의 AI 피라미드 전략. [사진 출처 = SK텔레콤]
유 사장은 이날 ‘AI 피라미드’ 전략 하에 진행 중인 구체적인 사업현황과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올해를 AI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로 만들겠단 포부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유 사장이 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AI 신사업 전략이다.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것이 특징이다.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의 혁신을 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올해 연임으로 3년 더 SKT를 이끌게 된 만큼 해당 전략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피라미드의 첫 단계인 ‘AI 인프라’ 영역에선 데이터센터를 2030년까지 현재 2배인 200MW 이상으로 보유 용량을 확장할 예정이다. 사피온과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경쟁력, 차세대 데이터센터 열관리 방식인 ‘액침냉각 기술’,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AI DCIM)’ 등 AI 데이터센터 관련 역량을 솔루션 패키지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유무선 네트워크에서도 AI 기반 설비투자는 물론 운영비용의 효율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AI 인프라로 진화시킬 방침이다. MWC2024에서 도이치텔레콤, 이앤, 싱텔, 소프트뱅크와 함께 발표한 글로벌 통신 LLM(거대언어모델) 개발 및 합작법인 설립도 순항 중이며, 연내 글로벌 상용 사례를 확보한단 목표다.

피라미드의 2층인 ‘AIX 영역’에선 AI 고객센터, 초개인화 AI 미디어로의 진화를 통해 유무선 통신 경쟁력을 강화한다. 동시에 엔터프라이즈 AI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 1월 오픈한 ‘엔터프라이즈 AI마켓’은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에이닷엑스, 앤트로픽, 오픈AI 등 다양한 LLM을 제공하고 있다.

피라미드의 정점인 ‘AI 서비스’를 통해선 고객 인게이지먼트를 재탈환한단 방침이다. AI 개인비서 에이닷(A.)을 고도화해 PAA(Personal AI Assistant)로 진화시키는 한편, 글로벌로 확장 가능한 레퍼런스 확보 및 글로벌 PAA 개발도 동시에 추진한다.

ESG 경쟁력도 ‘AI’를 통해 제고한다. 이날 주총에서 현재 수립 중인 AI 거버넌스 원칙 ‘T.H.E AI’도 공개됐다. AI 기술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는 글로벌 기조에 발맞춰, SKT는 현재 AI 거버넌스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AI 거버넌스 프로세스와 AI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준수해야 할 내부 기준 등을 수립하고 있다.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제 40기 SK텔레콤 정기주주총회 현장. [사진 출처 = 매일경제]
이날 주총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보수지급규정 개정의 건 등이 상정됐다.

2023년 연결 재무제표는 전년 대비 각각 1.8%, 8.8% 성장한 연간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으로 승인됐다. 본업인 유무선 통신업의 시장 지배 공고화와 신성장 사업 중심으로 이뤄낸 성과란 점에서 주주들의 호응을 샀다.

AI 사업엔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글로벌 투자 및 재무 역량도 대폭 강화했다. 노미경 글로벌 리스크 관리 전문가와 김양섭 CFO, 이성형 SK㈜ CFO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 최전방에 배치했다.

주주와의 질의응답 시간에선 신사업 계획과 성과, 주주환원 정책 등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유 사장은 “AI 전략을 본격화해 중장기적으로 아시아를 통한 멀티플 상승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SKT의 대표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UAM’ 사업의 진척 사항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도 쏟아졌다.

유 사장은 “글로벌 UAM 선도 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연내 예정된 ‘K-UAM 그랜드 챌린지’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사업권을 확보해, 국내 사업 주도권 선점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도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을 준다.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투자자들이 기말 배당금액을 먼저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 관련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기존 기말 배당기준일을 영업연도 말로 돼있는 내용을 삭제, 이사회에서 기말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주주친화적으로 바꿨다. 새로운 배당기준일 정관은 2024년 기말 배당부터 적용된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연간 3540원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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