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쿠데타 수사에 ‘헝가리 도피’ 시도했나

박병수 기자 2024. 3. 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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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참모들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체포된 뒤 갑자기 헝가리 대사관에 들어가 사흘 동안 머문 사실이 드러났다.

정확히 나흘 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브라질리아에 있는 헝가리 대사관 앞에서 출입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서 있는 모습이 뉴욕 타임스가 확보해 보도한 보안 카메라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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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뒤 참모들 쿠데타 모의 혐의 체포
극우 집권 헝가리 대사관에 사흘 체류 드러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부인 미셸과 함께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참모들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체포된 뒤 갑자기 헝가리 대사관에 들어가 사흘 동안 머문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외교 공관으로 피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달 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 뒤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그의 여권을 압수하고 그의 핵심 참모들을 체포했다. 정확히 나흘 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브라질리아에 있는 헝가리 대사관 앞에서 출입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서 있는 모습이 뉴욕 타임스가 확보해 보도한 보안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미클로스 할마이 헝가리 대사의 안내를 받아 대사관 안에 들어간 뒤 그곳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외교 공관은 주재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못하는 치외법권 지역이다. 따라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핵심 참모들의 잇따른 체포에 자신도 체포될까 두려워 외교 공관으로 몸을 피한 뒤 나중에 체포가 임박한 건 아니라고 판단되자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헝가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극우 정치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정부를 이끌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재임 중 헝가리를 방문해 오르반 총리를 “형제”라며 친밀함을 과시했다. 지난달엔 오르반 총리가 소셜미디어에서 쿠데타 모의 등 여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정직한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끝까지 싸우라”고 격려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논란이 일자 현지 언론에 “헝가리 대사관에 머문 걸 부인하지 않겠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왜 그곳에 가서 이틀 밤을 머물렀는지에 대해선 “세계 지도자 친구들이 있다. 그들이 걱정하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를 논의했다”고 모호하게 흐렸다. 그의 변호인은 “그가 헝가리 외교관들과 정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머문 것”이라며 “어떤 다른 해석도 명백히 소설이고, 또 다른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할마이 헝가리 대사를 불러 경위 설명을 요구했지만, 할마이 대사는 20분 면담 동안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도피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미리 구금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우구스토 드 아루다 보텔로 전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보우소나루가 대사관에 숨으려 한 것이야말로 예방적 구금의 전통적인 이유”라고 적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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