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인구절벽 앞에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서울행복플러스취재팀 정리 2024. 3. 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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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명 강남구청장. /강남구

필자는 자녀 넷을 둔, 요새 기준으로 다둥이 아빠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아이들이 탄생한 순간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쁨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기쁜 탄생 소식을 들었다. 2023년 강남구 출생아 수가 2350명으로 2022년에 비해 280명이나 늘었다. 요즘 같은 저출생 시대에 이 아이들이 다 내 아이라도 된 듯 소중하고 귀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한편에서는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발표되면서 출산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역대 최저 수준인 0.65명이라는 수치를 두고 백약이 무효했다는 회의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인구절벽 앞에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급선무는 출산 가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있다면 다 동원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첫만남 이용권 바우처가 도입되면서 서울시 20개 자치구는 중복 지원이라는 사유로 출산양육지원금을 폐지했다. 반대로 강남은 지난해부터 첫째·둘째 아이에게 각각 30만 원, 100만 원이었던 지원금을 모두 200만 원으로 올렸다. 강남구 전체 출생아의 95% 이상이 첫째·둘째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내 자녀에게 형제를 갖게 해줄까를 망설이고 있는 가정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혹자는 이 같은 현금 지원이 출산 가정에 얼마나 경제적 도움이 될까, 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할 날들을 축하하고 계속 지지하겠다는 마음을 담은 정책은 처음 부모가 된 이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의미가 될 수 있다.

한편에서는 난임 지원을 강화해 부모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원 자격에서 소득 기준을 모두 없애고, 자치구 중 유일하게 남성 난임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남성 난임 지원은 여전히 난임을 여성의 영역이라 여기는 편견을 깨고 남자들도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가 더 해야 할 일은 부모로서의 시간을 희생이 아닌, 하나의 커리어로서 인정해주는 일이다. 엄마가 된 여성이 경력 단절 없이 아이를 키우고, 아빠가 된 남성도 떳떳하게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소멸까지 언급되는 부정적인 전망을 해소하려면 지금보다 더 큰 응원과 지지와 함께 사회적 변화가 동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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