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부진 반전시킬 카드…AI 경쟁에서 최후 승자가 될 수 있을까
한 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꼽혔던 애플이 AI(인공지능) 열풍에 참여하지 못하고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 주가는 25일(현지시간) 0.8% 하락한 170.85달러로 마감했다.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 시행 후 첫 조사 대상으로 애플과 알파벳, 메타 플랫폼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 7일부터 애플,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를 거대 플랫폼 사업자로 정하고 이들의 시장 지배력을 막기 위한 디지털시장법을 시행하고 있다.
EU는 이번 조사에서 애플이 사파리 외에 다른 웹 브라우저 사용을 방해하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애플이 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애플이 중국 내에서 자사 기기에 중국 바이두의 AI 모델을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지난주 보도도 이날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가 됐기 때문이다. 반면 이 소식이 바이두에는 호재로 작용해 바이두의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은 이날 3.4% 올랐다.
애플은 올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11.3% 하락했다. 최근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약세를 보인 점과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EU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 미국 법무부까지 애플을 반독점 혐의로 고소한 점 등 악재가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AI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나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이날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AI 잠재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옹호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우리는 AI가 쿠퍼티노(애플 본사가 있는 지역) 문 앞으로 오고 있다고 믿으며 지금 이 시기를 애플 성장 스토리의 또 다른 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브스는 애플에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250달러를 유지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벤 라이츠도 이날 애플에 목표주가 220달러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이 AI 기반의 음성 명령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될 때 아이폰이 더욱 유용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은 업그레이드된 음성 인식 서비스인 시리와 애플 이외의 다른 앱에도 통합될 수 있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체적인 AI 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가 새로운 AI 기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려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보안 기능을 갖춘 새 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빠르면 2025년부터 2014~2015년과 같은 아이폰의 슈퍼사이클을 이끌 수 있다고 봤다.
반면 UBS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보고트는 이날 애플이 보여줄 AI 미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중국 사업에 우려를 표하며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그는 미국의 아이폰 보유율이 나머지 국가들과 비슷한 80%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중국 상황은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몇 달간 화웨이 점유율이 상승하고 중국의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약세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데이터들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애플 강세론자인 아이브스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이폰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애플이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방문은 애플이 소매점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중국 전략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부진과 반독점 소송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애플이 다시 상승 모멘텀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AI 잠재력이 과소 평가돼 왔다는 점을 증명해 내는 것이다.
멜리우스의 라이츠는 AI가 스마트폰 전반에 걸쳐 더욱 폭넓게 확산되면 애플이 기술과 전략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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