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뭐하는 거야”...한동훈, 여의도서 싸늘한 민심 체감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4. 3. 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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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이 몰리는 것을 본 국민의힘 박용찬 후보(영등포을)가 다급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건넨 말이다.

여의도 출근길 인사 후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양대를 찾아 현장 회의를 열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서울시민의 선택이 간절하다"며 "저희는 서울시민이 더 잘 살고 삶의 여건이 더 좋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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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동행 르포
한동훈, 비대위장 취임 후
여의도서 첫 출근길 인사
‘중도층 겨냥’ 정책 드라이브 보여
“선택 간절하다”며 한강벨트 순회
26일 박근혜 예방...MB와도 만날 계획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찬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저기 위원장님, 죄송한데 박자를 좀 맞춰달라는 요청이…”

25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이 몰리는 것을 본 국민의힘 박용찬 후보(영등포을)가 다급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건넨 말이다. 이날 출근길 인사 구호는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아침인사 올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였다. ‘좋은 하루 되세요’에서 다같이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자꾸 엇박자가 났다.

간신히 구호를 맞추고 나니 이번엔 여의도 직장인들의 차가운 시선이 한 위원장에게 꽂혔다. 간혹 사진을 찍거나 ‘셀카’를 요청하는 시민도 있었지만, 곁눈질로 흘깃 보고 지나가거나 “아침부터 뭐 하는 거야”라며 대놓고 반감을 드러내는 유권자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왜 하는 거냐””라고 소리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김 노조위원장에게 “산업은행 이전을 반드시 하겠다는 게 우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구름 인파가 몰려 일대가 마비되기 일쑤였던 전통시장 유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한 위원장의 출근길 인사 ‘데뷔’는 그렇게 23분 만에 끝이 났다.

한 위원장은 4·10 총선 후보자 등록이 끝난 뒤 첫 월요일인 25일 서울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한강벨트’를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의도 출근길 인사 후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양대를 찾아 현장 회의를 열었다. 회의장 벽면 문구엔 ‘한강벨트! 미래산업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서울시민의 선택이 간절하다”며 “저희는 서울시민이 더 잘 살고 삶의 여건이 더 좋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내놓은 정책 공약이 중도층 표심을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부 공천 잡음과 ‘이종섭·황상무 논란’ 등으로 인해 정책 선거 분위기가 무뎌진 게 사실”이라며 “총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정책 공약을 꾸준히 알리자는 게 한 위원장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민의힘이 발표한 △저출생 정책 소득기준 폐지 △다자녀 기준 3자녀서 2자녀로 일괄 변경 △세 자녀 이상 가구 모든 자녀 대학등록금 전액면제 △육아기 탄력근무 의무화 등은 이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한 위원장은 소득기준 폐지와 관련해 “맞벌이 부부를 응원해야 할 시대에 맞벌이라고 차별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이 아닐 것”이라며 “예비부부, 신혼부부, 양육가구에 대한 정부 주거지원에 소득기준을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이를 잘 키우고 본인 커리어 단절도 막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는 육아기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며 “다양한 유연근무 방식 중 기업 부담이 적고 부모 수요가 높은 탄력근무제를 의무 시행하도록 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과 중구 신당동 떡볶이타운을 찾아 시민들을 직접 만났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스윙 보터’ 지역으로 꼽히는 중·성동구에서는 윤희숙(중·성동갑), 이혜훈(중·성동을) 후보가 뛰고 있다. 이들은 각각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박성준 후보와 본선서 맞대결을 펼친다. 한 위원장은 오후에는 강동구를 찾아 전주혜(강동갑), 이재영(강동을) 후보를 지원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26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한 위원장은 조만간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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