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한동훈 잡는 조국? 내가 그것밖에 안되나…난 윤 정권 잡을 것”[인터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5일 “윤석열 정권은 4·10 총선이 끝나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조국혁신당이 선봉에서 (현 정권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선 이후 정권의 치부가 드러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서는 “상생 관계로 이미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본인의 향후 대선 출마 여부에는 “자질이나 경험, 능력이 없다”며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권 무도함·무능·무책임에 국민 공감대
조기 종식 구호 ‘범야 200석’ 전제 아냐
총선 뒤엔 완전히 다른 양상 접어들 것
정권 약한 고리 가장 강력히 공격하겠다
-당 지지율이 오름세인 비결은.
“윤석열 정권 3년의 행태가 무도함·무능·무책임함인데 조국혁신당이 강하고 단호하게 비판하는 데 국민적 공감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한다.”
-정부의 어떤 면이 무도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시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해외 도피시킨 것은 전형적인 국가권력범죄다. 대통령 핵심 비서진(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이 언론인의 허벅지를 회칼로 찌르느니 하는 것은 좌우의 문제가 아닌 무도함 그 자체다.”
-‘3년은 너무 길다’며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내걸고 있다. 어떻게 가능한가.
“개헌·탄핵 등 법률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은 법률주의적 사고다.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슬로건이 아니다. 검찰 정권 하에서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자유로운 의사 표시를 못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 마음을 대변하는 슬로건이 ‘3년은 너무 길다’인 것이다.”
-만약 범야권이 200석이 되면 실제로 윤 대통령을 끌어내릴 것인가.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은 범야권 200석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이 정권은 총선이 끝나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들어갈 것이다. 내분에 의해서건, 국민의 분노에 의해서건, 직권남용 문제 등으로 흔들릴 수 있다. 조국혁신당이 선봉에서 싸울 것이다. 정권의 치부가 드러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개헌·탄핵과 관계 없이 일은 벌어진다고 본다. 총선이 끝나면 윤석열 정권 성벽에 균열이 생길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이 정권의 가장 약한고리를 가장 강력하게 공격하겠다.”
-대통령 하야를 말하는 건가.
“하야도 방법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기 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태 등이 드러나면서 이미 레임덕이 시작됐다. 그때부터 박근혜 정권은 ‘데드 덕’이었다. 법률적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그 이후다.”
-‘한동훈 잡는 조국’이라는 평가가 있다.
“제가 그것밖에 안 되나. 별로 만족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제 역할이 한 비대위원장을 잡는 것은 아니다. (제 목표는) 대통령 개인보다도 윤석열 정권을 잡는 것이다. 한 위원장이 이 정권의 황태자는 맞지만 총선 이후에도 지금 같은 정치적 비중을 가질 것인지는 좀 의문스럽다.”
-그런데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공약했다.
“한 위원장은 검사장 시절 고발사주 의혹,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행정소송 패소 유도 의혹, 딸 입시비리 등 세 가지가 있다. 이게 국민들에게 종합적으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보고 하나의 법안으로 만든 것이다. 영어논문 전문대필업자가 한 위원장 딸의 고교 시절 영어논문을 대필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스스로 밝혔는데도, 경찰은 알렉스 한(한 위원장 딸)이 다닌 학교 압수수색도, 대필업자와 알렉스 한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다. 압수수색 등 수사의 기본을 하는 것이 한 위원장 본인이 말하던 공정과 상식의 기본이다.”
-조국혁신당의 목표는 몇 석인가.
“지난 2월13일 창당 선언 시 10석, 원내 3당이 목표라고 밝혔다. 단 한번도 수정한 적 없다.”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고 보나.
“일부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더 강하게 싸워주길 바라는 분들이 약간 실망한 것은 보인다.”
민주당과 총선 후 합당 의사 전혀 없어
양당은 상생관계, 투표율 상승 등 영향
민주당 지역구 후보 “고맙다” 전화 온다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실망한 유권자도 있나.
“제 1당이자 대권 후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도 스스로 ‘정권심판의 적임자’라고 주장하는데 조국혁신당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는 검찰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는 기본이고 검사장 직선제를 당 강령에 담았다. 미국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면서 초기부터 검사장 직선제를 도입했다. (민주당이 주장하지 않는) 기획재정부 개혁도 필요하다. 대선 직전 문재인 정부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려 했는데 기재부 반대로 일부만 줬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전액 주면 나라 곳간이 빈다고 했던 기재부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돈을 풀었다. 선출권력인 문 전 대통령을 속이고 사기를 친 것이자 국민을 속인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로 돌아가 예산처를 국회 산하에 두고 통제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몰빵론’을 펴고 있다. 조국혁신당과는 ‘제로섬’ 관계라는 주장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상생 관계로 이미 들어섰다고 본다. 민주당 지역구 후보 중 친분이 있는 분들에게서 고맙다고 전화가 온다. ‘덕분에 투표율이 올라갈 것 같다, 기세가 살았다’는 거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조국혁신당과 일정한 긴장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과 총선 후 합당할 의사는.
“전혀 없다. 저희가 알리려는 비전과 가치가 퇴색되거나 묽어지는 일은 할 수 없다. 또 현행 국회법상 안건조정위원회 안에 민주당은 아니지만 (비교섭단체인) 진보개혁적 세력 소속의 의원이 한 명은 있어야 법안 통과가 쉬워진다. 그런 점에서는 당연히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다.”
대선 생각해 본 적 없어, 오로지 총선 집중
나는 대선 나갈 자질이나 경험, 능력 없다
조국 사태 전으로 돌아간다면 장관 안 했을 것
-대법원 최종 무죄 선고를 받으면 대선에 나올 건가.
“대선 얘기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지금은 오로지 총선에 집중하고 있다. 저는 대선에 나갈 자질이나 경험, 능력이 없다.”
-검찰개혁 외 1호 민생법안은?
“주거, 육아, 노동 등 먹고 사는 문제를 망라하는 사회권이다. 민주당도 이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저는 약하다고 생각한다.”
-1호 민생법안은 무엇인가.
“지금 한국 사회권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바닥권이다. 6공화국 헌법틀을 바꿔서 사회권을 강화하는 게 제7공화국이다. 노회찬의 7공화국과 같은 맥락이다. 주거, 육아, 노동 등 먹고사는 문제를 다 합하면 사회권이다. 그것을 민주당도 많이 제기했지만 약하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제공을 너무 급진적이라고 폐기했는데 오히려 윤석열 정부가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페미니스트 정치인’이 되겠다고 선언할 수 있나.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어서다. 대신 젠더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저 역시 관심이 있다. 당이 아직 완비된 여성 정책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당연히 추후 합당한 정책을 만들 것이다.”
-딸 조민씨가 최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당이 ‘대학입시 기회균등’을 공약으로 건 것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산대 조사 결과에는 동양대 표창장이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딸은 기회균등(전형)으로 들어가지 않았고 정상적 코스로 들어갔다. 기회균등 선발과 트랙이 다르다. 하지만 그 점 자체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과거 민정수석 재직 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됐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서 최종적, 포괄적 책임을 진다고 말해 왔다. 다시 한번 제가 책임자로서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에 몰두하다가 검찰 특수부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일면 맞다고 생각한다. (국정농단) 공소유지를 끝내면 서울중앙지검과 특수부 규모를 줄이고 형사부를 강화하는 것이 제 일관된 방침이었다. 하지만 제 자신이 수사를 받으면서 할 수가 없었고 결국 무산됐다.”
-조국 사태 전인 2019년으로 돌아가면 법무부 장관 대신 총선에 출마할 것인가.
“당연히 (장관) 안 했을 거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출마하라고 했다. 특정 지역까지 말씀하면서 정치를 권했으나 당시에는 정말 생각이 없었다. 역사적 가정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만약에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았으면 법무부 장관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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