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한국형 바칼로레아

김인수 기자(ecokis@mk.co.kr) 2024. 3. 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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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학회가 22일 대구에서 창립 학술대회를 열었다는 소식에 문득 8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IB는 160여 개국에서 18만명이 보는 '논술형' 대입시험.

객관식 시험 한 문제를 맞고 틀리느냐에 따라 대입 당락이 결정되는 한국 사회에서 IB 같은 논술식 시험의 채점 결과를 학생과 학부모가 받아들일 리 없다는 주장이었다.

2019년에는 대구·제주 교육청이 스위스 IB본부와 한국어 IB 도입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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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학회가 22일 대구에서 창립 학술대회를 열었다는 소식에 문득 8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IB는 160여 개국에서 18만명이 보는 '논술형' 대입시험. 수능의 대안으로 IB를 제시하는 기사가 8년 전 매일경제(2016년 3월 5일자 A1·3면)에 실린 뒤에 곳곳에서 비판을 들어야 했다.

비판의 요점은 시험의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거였다. 객관식 시험 한 문제를 맞고 틀리느냐에 따라 대입 당락이 결정되는 한국 사회에서 IB 같은 논술식 시험의 채점 결과를 학생과 학부모가 받아들일 리 없다는 주장이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했다.

그러나 수능에 비해 IB의 장점은 너무나 분명했다. 당시 매일경제 명예기자 자격으로 그 기사를 썼던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에 따르면 IB에서는 국어 문제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고 했다. '문학이란 인간을 바탕으로 한 예술이다. (중략) 공부했던 작품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시오.' 수험생의 사고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 문제가 틀림없었다. 지식을 성찰하고 고민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였다. 이중, 삼중으로 꼬고 비튼 문제로 학생을 괴롭히는 수능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 소장은 비판에 굴복하지 않았다. IB를 공교육에 도입하자는 주장을 줄기차게 했다. 드디어 2017년 제주교육청이 IB 수용을 선언했다. 2019년에는 대구·제주 교육청이 스위스 IB본부와 한국어 IB 도입에 합의했다. 대학에는 IB 교원 양성 프로그램이 개설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첫 한국어 IB 시험도 치렀다. 이제 학회까지 창립됐으니 IB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듯싶다.

그러나 IB는 어디까지나 외국 기관이 만든 시험. 국내 모든 학교에서 이를 도입해 대입 시험을 대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 학생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한국형 바칼로레아(KB)'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대와 고려대, 경북대 등 국내 주요 대학 학자들이 발기인으로 학회에 참여했다고 하니 KB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그런 뜻에서 학회 창립을 환영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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