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쯤되면 막 가자는거지요”... 국힘 대전시당, 무소속후보지지 선언

강일 2024. 3.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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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당 귀책지역 무공천' 방침을 밝힌 국민의 힘 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가 25일 중구청장 재선거에서 무소속 이동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전중구청장 재선거가 이번 22대 국회의원선거와 함께 치러지는데, 이번 중구청장 선거에 국민의 힘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또 '무소속 이동한 후보는 선거직후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공개선언'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보수의 후보임을 자처해왔다'는 변명도 늘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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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중구청장 권한대행 후 2개월만의 재선거에 ‘무소속’ 등록 후보 지원
한동훈 ‘자당 귀책지역 무공천’ ‘복당 불허’ 방침 등 개혁의지 ‘무색’

[아이뉴스24 강일 기자] '자당 귀책지역 무공천' 방침을 밝힌 국민의 힘 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가 25일 중구청장 재선거에서 무소속 이동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떠오른다.

국민의 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4·10총선과 관련 된 공천작업 과정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의 포기’와 ‘국회의원 기소 시 제명’ 등 특권 포기를 천명해 많은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특히 대전지역과 관련돼선 ‘자당 귀책지역 무공천’ 방침도 밝혔다. 대전중구청장 재선거가 이번 22대 국회의원선거와 함께 치러지는데, 이번 중구청장 선거에 국민의 힘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동한 예비후보가 인삿말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플래카드에 '국민의 힘'으로 착각할수 있는 '중구민의 힘' 글자가 써 있다 [사진=이동한 선거캠프]

한 위원장의 선언으로 국민의 힘 대전시당의 선거구도가 꼬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장우 시장의 의도가 꼬였다고 보는 게 타당할 듯싶다. 이 시장은 김광신 전 중구청장이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자, 당시 중구청 부구청장을 대전시로 불러들이고, 이동한 전 대덕구부구청장을 그 자리에 앉혔다. 중구청장 권한대행을 수행토록 한 것이다. 무리한 인사라는게 중론이었다. 대전지역 정가엔 “이동한 권한대행은 2~3개월짜리 부구청장”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이 소문은 그대로 실현됐다. 선거가 시작되자 이동한 권한대행은 그 중구청 부구청장직을 2개월여만에 사퇴하고, 중구청장 재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다만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자당 귀책지역 무공천’ 방침에 따라 ‘국민의 힘’ 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다.

무소속 이동한 예비후보의 행보는 한편의 코미디 같다. 빨간 점퍼, 혹은 흰 점퍼에 ‘국민의 힘’이 아닌 ‘중구민의 힘’이란 글자를 새겨 넣고 다녔다. 또 당선 시 ‘국민의 힘’에 입당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이은권 국민의 힘 중구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로써 선거법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누가 봐도 ‘국민의 힘’ 후보임을 알리고 싶어 안달 난 후보다. ‘눈가리고 아웅’ 한다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이동한 대전 중구청장 권한대행(가운데 흰옷)이 이은권 중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후보를 지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 [사진=이은권 예비후보 선거캠프]

이렇게 해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나 보다. 이번엔 ‘국민의 힘 대전시당’이 나섰다. 25일 이동한 무소속 후보의 지지선언을 했다. 대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명의의 보도자료가 뿌려졌다. ‘중단없는 중구발전 추진할 적임자 인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다. ‘무소속 출마가 예상되었던 보수후보들이 최종 후보등록을 하지 않아 사실상 보수진영의 후보는 이동한 후보밖에 없다‘는 어줍잖은 지지 배경까지 달았다. 또 ’무소속 이동한 후보는 선거직후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공개선언‘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보수의 후보임을 자처해왔다‘는 변명도 늘어놨다.

깨끗한 승복이 아니다. 한동훈 위원장이 밝힌 ‘자당 귀책지역 무공천’ 방침도 거스르는 꼼수다. 한 위원장의 “무소속으로 당선돼도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무색케 한다. 한 위원장은 윤대통령의 측근들이 비례순번에서 ‘사천(私薦)’공격에도 “단 한사람도 사천한 사람이 없다”고 할 만큼 깨끗한 공천을 공언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를)죽어도 서서 죽겠다는 자세로 뛰겠다’ 는 절실함으로 이번 선거의 중대성을 말하기도 했다. 윗사람(중앙당)은 참담할 정도로 절실한데 아랫사람(지역 시당)은 사심(私心)에 선거의 물을 흐리고 있다. 주목도가 낮은 특정지역 한 곳의 구청장을 선출하는 선거라 할지라도 이런 코미디같은 ‘꼼수’가 지역 국회의원 선거의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윗물은 맑은데 아랫물이 구정물이라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흐리는 구정물이어선 안된다.

/대전=강일 기자(ki005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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