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후보 검증>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7명 22대 총선 출마

김지연 2024. 3. 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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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장관에게 전권을 부여하되, 결과에 대해 책임지게 하는 ‘분권형 책임 장관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일부 '윤 정부 장관'들은 선거 일정에 맞춰 사직하고 22대 총선 대열에 합류했다. 장관직이 ‘스펙 쌓기’라는 말이 나온다. 뉴스타파는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총선 후보들을 검증했다.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나온 발언, 각종 인터뷰에서 그들이 내놓은 말과 정책을 모았고, 각종 논란에 대해 어떻게 해명했는지 확인했다. <편집자주>

제22대 총선에 출마한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후보는 모두 7명이다.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박진 전 외교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이 중 권영세·박민식·원희룡은 검사 출신이다.

▲ 2022년 2월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기념촬영.

권영세, 박민식, 박진, 방문규, 원희룡, 조승환, 추경호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15명 중 9명이 여당인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해 예비 후보로 나섰고, 이 중 7명이 공천권을 손에 쥐었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중구성동구을,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천안을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호주대사가 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34일 만에 사퇴한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지난 2월 22일 사표가 수리된 김현숙 전 여성가족부 장관, 박보균 전 문화체육부 장관, 이창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출마하지 않았다.

재임기간을 보면, 박진 20개월, 추경호·원희룡·조승환 19개월, 권영세 14개월, 박민식 6개월, 방문규 4개월이다. 

장관직과 국회의원직을 겸했던 권영세·추경호 전 장관은 본인의 지역구였던 서울 용산구와 대구 달성군에 각각 출마했다. 박진 전 장관은 현재 본인의 지역구인 강남구을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서울 서대문구을 후보가 됐고, 박민식 전 장관은 서울 영등포구을에 공천 신청했으나 서울 강서구을 후보가 됐다. 원희룡 전 장관은 인천 계양구을, 조승환 전 장관은 부산 중구영도구, 방문규 전 장관은 경기도 수원시병 후보로 나왔다.

▲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후보자 7명 프로필

권영세는 6번째, 박민식은 5번째, 원희룡·박진은 4번째 국회의원 선거다. 조승환과 방문규는 처음 도전한다. 7명은 모두 남성이며 4명만이 군 복무를 마쳤다. 추경호는 폐결핵을 이유로 소집 면제됐다. 조승환은 만성간염, 원희룡은 ‘우 증족 족지관절 족지강직’을 이유로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7명 후보의 재산 신고 총합은 253억, 평균 재산은 36억 원이다. 방문규가 77억 원으로 가장 많다. 권영세 44억 원, 추경호 42억 원, 박민식 29억 원, 박진 28억 원, 원희룡 22억 원, 조승환 7억 5000만 원 순이다.

이들은 지난 5년간 약 20억 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이 중 10억 원을 방문규 전 장관이 납부했다. 방 전 장관의 배우자는 병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후보들은 많게는 2억 원에서 적게는 5000만 원가량의 세금을 납부했다. 권영세는 2022년 1월 약 47만 원의 체납 세금을 납부했고, 조승환은 2024년 1월 약 30만 원의 체납 세금을 납부했다. 

비트코인과 전관예우

권영세는 2023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가상자산(코인)을 보유했다고 자진 신고했다. 3년간 400회 이상 거래했으며, 장관 취임 이후에도 매매 기록이 확인됐다. 권영세는 “거래 내역을 살펴본 결과, 의원 시절에는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에서, 장관일 때는 일과 시간에 거래한 적이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장관 재임 시절 거래는 10건 미만이고 업무 중 거래는 없다”고 했다. 2023년 자진 신고 당시 “3000~4000만 원을 투자해 현재는 1000만 원 이상 손해를 본 상태”라고 했다.

권영세는 22대 총선 후보자 ‘공직 선거 후보자 재산 신고서’ 내역에 본인 명의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신고했다. 재산 상세 내역을 기재하는 ‘⑦소재지 면적 등 권리 명세’ 항목에 ‘코인원, 비트코인, BTC, 000145, 0.0004491’이라고 신고했다. 재산의 현재 가액을 기재하는 ‘⑧가액(천 원)’ 항목에는 ‘25’라고 신고했다. 가액의 단위는 천 원이다. 기재내역만 보면, 권영세는 2만 5000원 가량의 가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 권영세 후보의 재산신고사항 중 가상자산 항목 부분(중간 부분 생략)

2023년 5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의 소득세 납부 금액이 논란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박민식이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선관위에 소득세 7억 4000만 원을 납부했다고 신고했다며 검사 퇴직 후 1년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동안 특수부 검사에 대한 전관예우로 50억 원 정도의 사건 수임을 한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은 “일반 국민 눈높이에 충분히 그런 소지가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 여러 가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민식은 22대 총선 후보자 직업란에 ‘변호사’라고 기재했다. ‘소득세·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의 납부·체납사항 신고’ 내역에는 최근 5년간 5300만 원의 세금을 납부했다고 신고했다. 소득세 1700만 원, 재산세 2100만 원, 종합부동산세 1500만 원을 납부했다.

‘바이든 날리면’ 그리고 ‘영국에서 브리티시라고 들어간…’

2022년 9월 22일 대한민국 전 국민이 듣기 평가 시험을 풀어야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소위 '바이든, 날리면' 논란은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던 중 벌어진 사건이었다. 박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가장 근접 거리에서 해당 발언을 들었다.

▲ 2022년 9월 22일 MBC 뉴스데스크 윤석열 대통령 막말 파문 보도 영상 화면 캡쳐

박진은 이날 외교부 출입 기자단에게 배포한 입장에서 “대통령의 사적 발언이 정치적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영상에 나온 발언은 미국과는 상관없는 발언으로 (윤 대통령이) 회의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황급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말로 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 직전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짧지만 깊이 있고 친밀한 대화를 나누고 나오던 길이었는데, 상식적으로 대통령께서 미국을 비난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다른 나라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여 규모가 10억 달러 안팎인 걸 감안할 때 우리도 경제 규모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 하는 의미였다”고도 했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재임 시 해임안이 가결된 바 있다. 2022년 9월 27일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에 앞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 수석 부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 없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 참사를 일으킨 데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했다.

표결 당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서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박진 후보는 ‘박진 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는 4080명, 업로드 동영상은 149개다. 2020년 21대 총선 서울 강남구을 후보 당시 개설한 채널로 선거운동 영상과 장관 시절 영상이 대부분이다. 22대 총선 서울 서대문구을 국회의원 후보로는 4개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박진은 해당 유튜브 채널에서 윤 대통령의 사적 취향을 이야기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임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3월 11일 업로드한 ‘홍제 개미마을 연탄불라면? 먹어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박진은 “윤석열 대통령도 빨간 삼양라면 제일 좋아해요. 물을 얼마나 집어 넣어서 몇 분 끓여야 하는지 너무 잘 알아”라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을 홍보 영상 콘텐츠 제작 소재로 활용했다.

▲ '박진TV' 영상 중 윤석열 대통령 언급 내용 화면 캡쳐 이미지

조승환은 2013년 주영 한국대사관 참사관 근무 당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국제해사기구(IMO) 워킹그룹 정말 지루하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를 갖고 이렇게 자꾸 떠든다', ‘실익이 없다', ‘에이, 난 이어폰 끄고 나간다' 등의 글이다. 또 다른 게시물에선 ‘영국에서의 느낌 정말 후진국이다', ‘서비스 마인드 1인 브리티시 텔레콤(British Telecom), 영국에서 브리티시(British)라고 들어간 데하고는 상대하지 말아야 된다’라며 외교관 신분으로 상대국을 비난하는 개인적 의견을 서슴없이 SNS에 올렸다. 2022년 5월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글에 대한 질책이 나오자 “경솔했고 죄송하다”라고 했다.

조승환은 2023년 6월 20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은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며 과학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기 중으로 나갈 수 있는 방사능 물질은 다 공기 중으로 빠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 공기 중의 확산은 컨트롤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또 강우에 의해서 어느 지역에 어느 만큼의 피해가 올 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답니다. 그래서 그래도 가장 예측 가능하고 컨트롤 가능한 게 해양 방류다 이렇게 해서 해양 방류를 결정한 것으로…(중략)…통상적으로 지금 우리 시뮬레이션 결과 자체도 10년 정도가 지나면 어떤 평형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우리가 이미 12년 이상 데이터를 확보를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있다 그런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냐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조승환 발언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위원회, 2023.6.20.)

59조 '세수 오차' 

추경호는 2023년 10월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59조 1000억 원 규모의 세수 오차에 대해 “상당한 규모의 세수 추계 오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오차 발생 이유에 대해서는 “작년 말부터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하고 자산시장의 침체가 굉장히 커지면서 (올해 본예산 대비) 세수 추계 오차가 크게 발생했다”고 했다. 

추경호는 2022년 4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윤 당선인은 “추경호 의원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국정 현안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 받아온 분이다.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와 원내 수석 부대표를 맡아 당의 전략기획과 원내 협상을 주도했던 만큼 우리 경제 재도약을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의 소통도 원만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추경호는 청문회를 앞두고 경제 수장으로서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서민 생활물가 안정화’를 꼽았지만, 윤석열 정부 취임 직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를 넘었고 최근에도 3%대에 이른다. 윤석열 정부 이전 최근 10년간 2%를 넘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작년 국정감사 당시 한 의원이 “수출이 확실하게 회복되고 경제 구조의 변화가 드러날 때까지 차기 국회의원 선거를 포기하고 계속 경제를 담당하는 게 어떤가”라고 22대 총선 출마 관련해 묻자, 추경호는 즉답을 피한 채 “현직에 언제까지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자리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말씀하신 부분 유념해서 우리 경제 활력 회복·민생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뉴스타파 김지연 jiyeon@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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