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정상, 내달 역대 최대 수준 ‘동맹 업그레이드’ 발표

이철민 기자 2024. 3. 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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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미일 동맹도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한미동맹처럼”
주일미군 사령관 4星 장군 격상, 미군의 합동기동부대(JTF) 일본 설치 등도 검토
현재는 일본 자위대, 16시간 늦은 하와이의 인도태평양사령부와 매번 조율

미국ㆍ일본 양국 정상은 다음 달 10일에 있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백악관 회담에서 1960년 체결된 양국 상호 방위조약을 가장 큰 폭으로 강화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일 군사동맹 업그레이드의 주요 내용은 독자적인 작전 권한이 강화된 주일미군 사령부의 재편성과 양국의 군사연습 강화를 골자로 한다고, 보도했다. 미일 군사동맹의 기본 구조는 지난 60여 년 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 커지면서, 두 나라가 어떻게 민첩하게 군사적으로 대응하느냐를 놓고 동맹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작년 9월 일본의 미군 기지 캠프 자마(Zama)에서 전개된 '오리엔트 쉴드' 미일 연합 훈련에서 두 나라 육군 병력이 적지로 탄약과 폭발물을 운반하는 '슬링 로드(sling load)' 작전을 하는 모습. 미군과 일본 육상자위대 병력 모두 3500명이 참가해 10일 간 진행된 이 훈련은 양국 간 최대 야전 훈련이었다./미 육군 제공

일본은 그동안 자체 국방력을 계속 강화해왔다. 최근 수년 간 역대 최고의 국방예산을 편성했고, 올해 방위비 예산도 사상 최대인 7조7000억 엔(약 68조 원)에 달한다(한국은 약59조4200억 원).

일본은 지난 1월에는 중국과 북한을 염두에 두고, 400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구입(총 2540억 엔)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일본은 또 육ㆍ해ㆍ공 자위대의 합동 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내년에 통합사령부(JOC)를 신설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주일 미군사령부의 지휘 구조가 일본의 국방력 강화 추세에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양국의 연합 군사훈련이 많지 않았던 시절부터 별로 변한 것이 없고, 3성 장군이 지휘하는 주일 미군사령부는 독자적인 지휘ㆍ통제 권한이 약하다는 것이다. 일본은 주일 미군사령부가 더 큰 지역 방어 역할을 수행하고 현장에서의 더 긴밀한 조율이 가능하도록 사령관의 4성 장군 격상을 요구해 왔다.

예를 들어, 두 나라의 연합 작전 시,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참모장)은 주일 미군사령관이 아니라, 6200㎞ 떨어져 있고 19시간 늦은 하와이의 미 인도ㆍ태평양사령부 지휘부와 조율해야 한다.

미일이 연합 구조 작전을 했던 2011년 동일본 쓰나미 사태 때 일본의 통합막료장이었던 오리키 료이치는 FT에 “작전은 성공적이었지만, 매번 하와이와 접촉해야 하는 것은 불편했다”며 “주일미군 사령부의 구조 강화는 중국과 북한에 강력한 억제 신호를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미일 동맹도, 한미연합사처럼 “오늘밤 싸운다” 태세로

미 인도ㆍ태평양사령관이었던 필리 데이비슨(예비역 제독)은 “일본의 새 안보 정책은 금세기 동아시아의 가장 적극적인 안보 전개 상황이며, 미일의 국방전략이 일치한다고 인식한다면 논리적인 다음 단계는 일상적인 지휘ㆍ통제 능력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 국방부는 일본 측이 요구하는 주일미군 사령관의 4성장군 격상 외에도, 인도ㆍ태평양사령부에 속한 태평양함대 산하에 미국의 주요 각군 전력으로 구성된 합동기동부대(joint task force)를 새로 설치하고 이 부대를 시간을 두고 일본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태평양함대 사령관(제독ㆍ4성 장군)이 현재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미 인도ㆍ태평양사령부 수뇌부는 평시에는 하와이~일본을 오가고, 일본에 주둔하는 풀타임 미 합동기동부대는 작전을 수립하고 일본 자위대와의 관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ㆍ국방부 관리였던 크리스토퍼 존스턴은 FT에 “두 곳의 사령부를 강화해서, 미일 동맹이 한미동맹처럼 ‘오늘밤이라도 싸운다(fight tonight)’ 구호에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주일미군 사령부의 역할ㆍ구조를 최종적으로 어떻게 강화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최종 결정은 오는 5월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 사령관의 후임으로 새무얼 파파로 제독이 취임한 뒤에 내려질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주일미군 사령관의 계급 격상이든 합동기동부대의 일본 설치, 태평양함대 사령관의 역할 강화든 미군 자원의 분배와 하부구조, 위계질서 변동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수반하며, 미국의 각군 간에 영역 다툼(turf battle)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백악관과 일본 정부는 모두 FT 문의에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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