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흑인+여성’ 정치인의 죽음…브라질 정치폭력의 민낯

박병수 기자 2024. 3. 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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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6년 만에 젊은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진보정치인의 살해를 지시한 몸통이 드러났다.

오랫동안 브라질 사회에서 근절되지 않고 이어져 온 부패한 정치인과 폭력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6년 전 38살의 나이로 숨진 프랑코 당시 시의원은 브라질에서 주목받는 진보 정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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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30대 진보 정치인 총격살해 배후 드러나
전직경찰들 범행…연방의원·시 경찰청장까지 연루
정치 테러로 숨진 마리엘 프랑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이 2018년 1월9일 찍은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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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6년 만에 젊은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진보정치인의 살해를 지시한 몸통이 드러났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24일(현지시각) 2018년 마리엘 프랑코 당시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의 살해를 기획하고 지시한 혐의로 시키뉴 브라장 연방 하원의원과 그의 동생인 도밍구스 브라장 리우데자네이루 주 회계감사관, 당시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청장 히바우두 바르보자를 체포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오랫동안 브라질 사회에서 근절되지 않고 이어져 온 부패한 정치인과 폭력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은 아직 정식으로 기소되진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프랑코 전 시의원 살해 사건의 배후라고 보고 이들을 곧 삼엄한 경비 아래 수도 브라질리아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밍구스 브라장의 변호인은 “그의 의뢰인이 프랑코 시의원을 알지도 못하며 그의 살해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다른 용의자의 변호인은 아직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6년 전 38살의 나이로 숨진 프랑코 당시 시의원은 브라질에서 주목받는 진보 정치인이었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자랐으며, 짧은 정치 이력을 쌓는 동안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성 소수자와 흑인의 권익을 대변했다. 또 만연한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운동에도 적극 나서 전국적 명성을 쌓았다. 그러나 그는 2018년 3월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총격을 받아 운전사와 함께 숨졌다.

그가 살해된 뒤 많은 브라질 사람들이 배후를 밝히라고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소셜 미디어에 관련 내용이 퍼져나갔고 그를 추모하는 티셔츠와 벽화도 등장하면서, 그의 죽음은 브라질에서 정치폭력을 규탄하는 운동의 불쏘시개가 됐다.

경찰은 그를 직접 총격한 살해범으로 두 전직 경찰을 체포해 기소했지만, 배후는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수사의 돌파구는 지난주에 열렸다. 범인 중 한 명이 ‘수사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감형을 받는’ 이른바 플리 바겐을 받아들이고 배후를 실토한 것이다.

숨진 프랑코 시의원의 자매이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정부의 인종평등부 장관인 아니엘 프랑코는 “우리가 이런 날을 얼마나 꿈꿔왔는지는 신만이 알 것”이라며 “누가 왜 살해하라 지시했는지 해답을 찾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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